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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독서노트(594)한 아이의 죽음

by 이야기캐는광부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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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에서 하늘의 별이 된 아이들의 죽음을 마주했다. 기자들의 담담하고 생생한 묘사는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깊고 깊은 슬픔이었다. 비극의 씨앗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피멍이 들어 하날의 별이 된 아이들이 많지 않을까.

 

기사를 쓰며 그제야 사건 내용을 다시 훑었다. 서울의 한 주택 밀집 지역의 짓다 만 건물 쓰레기더미에서 흰색 유아용 이불, 파란색 비닐봉지, 분홍색 줄무늬 수건, 흰색 이불 포장 비닐봉지에 겹겹이 싸인 만 세 살짜리 아이, 지훈이의 시체가 발견됐다. 발견 당일 기온은 영하 12도, 시체는 시커멓게 얼어 있었다. 머리엔 핏자국이 선명했다.

범인은 아이의 부모였다. 비닐을 칭칭 감고 있던 황토색 테이프에서 나온 지문이 범인을 지목했다. 지훈이 엄마의 지문이었다. 경찰은 아빠가 지훈이를 때려죽였고 엄마는 시체 유기만 도왔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새벽 3시께 자다 깨서 우는 지훈이를 아빠가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집안에 방치하다가 죽은 지 18일이 지난 날 새벽에 버렸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7년 동안 발생한 아동 학대 사망 사건중 111건을 분석해보니 가해자 열 명 중 여덟이 친부모였다. 가해자의 평균 나이는 34세, 피해자 평균 나이는 4.6세였다. 가해자 직업은 무직, 주부, 자영업, 일용직 순이었다. 지훈이 아빠는 서른두살의 일용직 노동자였고, 지훈이는 만 세살이었으니 아동 학대 사망 사건의 전형성을 딘 사건이기도 했다.

 

-책<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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