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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많은 로봇들을 보아 왔습니다. 메칸더 v, 태권 v, 터미네이터, 후뢰시맨들이 사는 다양한 로봇들, 마스크맨들이 타는 다양한 로봇들, 장난감 가게에 진열된 로봇들 그리고 최근엔 환상적인 트랜스포머 옵티머스와 그의 아이들까지 말이지요. 갑자기 로봇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건 바로 '로봇디자인의 숨겨진 규칙'이라는 책 한권때문입니다. 살림총서에서 출판된 구신애님의 이 책속에는 영화속 로봇디자인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져 있답니다.
로봇의 외형적 카리스마스를 위한 디자인은 크기에서 시작
로봇이 뭔가 임팩트있게 보이기위해 크기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여기에 섬세하고 복잡한(?) 디자인이 갖춰진다면 금상첨화이지요. 디자인의 정교함, 복잡도, 크기, 명도, 변신의 단계는 전투력과 곧잘 비례해 왔으니까요. 컴퓨터그래픽의 영상혁명을 이루어 냈던 <트랜스포머>의 다양한 변신 로봇들을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크고 복잡한 디자인과 설계도를 지닌 로봇일수록 전투력이 세거나 강해보입니다.
특히 옵티머스 프라임을 조립형 완구로 만들려면 부품이 250여개, 완벽한 변신을 할 수 있는 상태로 완성하는데까지 48시간이나 걸린다고 합니다. 우수한 전투로봇일 수록 복잡한 설계도가 필요함이 여기서도 증명되지요. 더불어 어렸을 적 TV만화에서 거대한 변신합체로봇들을 보며 왠지모를 동경심과 경외심을 품었던 이유도 알고보면 그 '크기'에 있었던 겁니다.
단순한 디자인의 로봇들은 사람들의 호감과 친밀감을 상승시킨다
반면 설계도가 복잡하지 않을 것 같은 로봇들의 경우엔 전투력보다는 사람들의 호감과 친밀감을 상승시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윌-E>에 나오는 쓰레기 청소로봇은 단순한 디자인에 움직임이 단조롭고 서툴다는 느낌을 줍니다.
평소 사람들은 자신과 제 3의 인물을 비교해서, 만약 비교우위에 있다고 생각되면 만족과 기쁨을 느낀다는(심리학자 페스팅거의 사회비교이론)실험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윌-E와 같은 로봇들을 본 관객들은 그 로봇들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쉽게 감정의 경계를 허물고 친근감을 느낀다네요. 반대로 전투력이 강해보이는 로봇(보통 크기가 큰 변신로봇들)들에 대해서는 신격화,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로서의 경외감을 갖는다고 하지요.
로봇캐릭터의 인기를 결정하는 모리의 언캐니 밸리 함수
모리의 언캐니 밸리 함수는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바로 거의 인간에 가까운 로봇이 기계적인 형태의 로봇에 비해 더 낮은 호감도를 갖는다는 이론이지요. 일반적으로 사람과 비슷하게 생기면 인기를 끌 것 같지만 그게 아닌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이론에 의하면 어슬프게 인간을 닮은 로봇은 친밀감이 아닌 반감을 주고, 거의 인간과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비슷한 로봇은 다시 친밀도를 회복시켜준다고 합니다. 즉 어떤 로봇이 혐오감을주기 시작하는 지점과 친밀도를 다시 회복하는 지점 사이를 바로 언캐니 밸리, 섬뜩한 계곡이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그 계곡을 벗어나 인간의 형태와 로봇으로서의 특징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 사람들에 인기를 끌 수 있습니다.
그 섬뜩한 계곡을 피해나간 두 로봇이 있는데, <스타워즈>의 C3PO와 <터미네이터>의 T-800이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C3PO는 인간의 몸, 팔, 다리와 같은 신체기관을 가지고 있으면서 소재면에서 인간과 전혀 다른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움직임도 인간에 비해 기계적입니다.
▲ C3PO(위)와 T-800(아래)
이점이 인간과 확실히 구별되고, 이에 친숙함과 낯섦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반대로 터미네이터는 외형이 인간과 완전히 똑같기 때문에 기계적인 반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두 로봇은 전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지만 언캐니 밸리를 절묘하게 벗어나 사람들의 인기를 얻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요.
로봇디자인에는 이렇듯 흥미로운 법칙이 숨겨져 있습니다.저 개인적으로는 애니메이션 건담시리즈에 나오는 로봇들을 참 좋아합니다. 우주에서 펼쳐지는 건담들의 전투신은 슬프면서 황홀하지요. 그 거대한 로봇들안에 인간 조종사들처럼 저도 그 로봇들을 조종해 보고싶은 로망이 있습니다.
참고 : 책 <로봇디자인의 숨겨진 규칙,구신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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