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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독서노트(652)인문학,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다

by 이야기캐는광부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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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서점은 지역 독자와 작가가 만나고 대화하는 일종의 사랑방이다. 독자들은 독립 서점에서 인터넷 쇼핑이 제공하지 못하는 문화와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 다양한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은 작가에게 중요하다. 그들의 경험과 스토리가 작품의 소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중고 소설책을 파는 서점으로 유명한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의 북서그네이션(Book Thug Nation)은 더 적극적인 지역 사회 연계 전략을 추구한다. 지역 작가를 지원하는 것 외에도 서점 공간을 다양한 지역 사회 행사 공간으로 대여해 지역 공동체 발전에 기여한다. 독립 서점뿐만이 아니다. 유통업계 전체가 인터넷 쇼핑으로 사슬이 풀린 소비자를 한 곳에 묶어 놓는 방법을 찾고 있다. 특히 은행, 커피 전문점, 슈퍼마켓 등 지역에 매장을 가진 기업들이 공유 공간을 넓혀 동네 주민의 생활 중심지, 동네 비즈니스의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 밀리의 서재 책<인문학,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다> 중에서-

 

땡스북스, 유어마인드, 북티크 등 홍대 독립 서점 시장을 개척한 1세대 서점의 최근 동향을 보면 보헤미안 지구로서 홍대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 이들 모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규모를 줄였다. 이는 서점이 영업할 수 있는 장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생태계다. 진정한 의미의 브루클린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 독서와 토론을 즐기는 주민들과 글을 쓰는 작가들이 함께 어우러져 브루클린이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인사동과 서촌, 삼청동 등 서울에는 홍대 말고도 고전적인 의미의 보헤미안 지역이 남아 있다. 그러나 보헤미안 정체성을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상업적 골목 상권이 그 지역 안에서 계속 확장하기 때문이다. 홍대와 마찬가지로 다른 보헤미안 지역에 필요한 것 또한 생태계 조성이다. 작가가 모이고, 이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이를 지원하는 문화 시설을 도심에서 떨어진 외진 장소가 아닌 도심의 보헤미안 지역에 집적시켜야 한다. 보헤미안 도시의 경쟁력은 궁극적으로 문화 자원과 이를 통해 형성된 정체성에 달렸다.
- 밀리의 서재 책<인문학,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다> 중에서-

 

충남 홍성의 홍동 마을이 대표적인 전원 공동체다. 이곳은 유기농법을 개척한 풀무학교 중심으로 형성된 공동체 마을이다. 구성원은 원주민과 이주민을 아우르며, 친환경 농업이 그 생활 수단이다. 유기농 농산물과 요구르트, 바게트, 커피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식가공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한다. 홍동 마을은 교육 공동체이기도 하다. 마을 주민들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육에도 적극 참여한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홍동 마을 어린이집은 새로운 귀농 가족을 유인하는 마을의 대표 상품이 됐다. 경제 체제는 사회적 경제로 운영된다. 협동조합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홍동 마을 주민은 수많은 협동조합을 운영한다. 공동체 가치는 도서관, 서점, 클리닉, 카페, 주점 등 마을의 생활 영역 전반으로 확산되었다. 마을 공동체 시설로 둘러싸인 홍동 마을의 중심지 갓골 마을을 걸으면 마치 유럽 작은 마을을 여행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히피의 전원 공동체 생활이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비현실적인 일탈에 불과할까? 많은 히피가 전원 공동체에서 오래 견디지 못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가고, 대부분의 전원 공동체가 실패했다고 해서 전원 공동체 운동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마을 공동체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더 나아가 공동체 실험이 도시 단위로 확산되고 있다.
- 밀리의 서재 책<인문학,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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