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의 말. 유행을 쫓지 않는 다는 말.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의 눈은 기대감에 차 있었다.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냈기에 당당했다.
“제 피를 끓게 만드는 게 영화예요. 저는 유행을 별로 안 좋아해요. 모두가 자동차를 뒤집어엎을 때 저는 안정 주행을 하죠. 청개구리 같은 성향이 있어요. 그게 제 인생에서 항상 좋았어요. 드라마 〈싸인〉을 할 때도 한국에 장르물이 없을 때였어요. 편성도 안 해줬는데, 원래 있던 프로그램이 펑크 나면서 들어갈 수 있었죠. 그때부터 장르물 시대가 열렸고요. 어찌 됐든 대중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게 아니라, 내가 현재 좋아하는 걸 그 사람들에게 주는 게 좋아요. ‘그동안 단짠만 먹어서 모르실 텐데, 담백한 요리 한번 드셔보시죠’라며 나의 기호와 취향을 대중에 선보여서 공감을 얻는 거죠. 그게 이 직업의 중요한 덕목인 것 같아요. 유행을 좇을 수도 없고요. 좇는 순간 낡은 영화가 되니까.”
그의 말처럼 이 영화는 아주 담백하다. 그저 선수들이 도전해나간 시간을 묵묵하게 보여줄 뿐. 그 흔한 눈물 쥐어 짜내는 신파 따윈 없다. 오히려 힘을 빼는 데 주력한 모양새다.
“〈리바운드〉는 농구가 살아 있는 논픽션, 실화입니다. 최대한 담백하게 만들었어요. 쌍팔년도 영화처럼 잘하자, 으샤으샤, 울고불고 하는 걸 보여주고 싶지 않았죠. 그저 선수들이 플레이를 하고 지쳤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끝까지 뛰는 거죠. 농구를 하면서 우는 사람은 없어요. 보는 사람이 울지.”
다행히 이번 영화에 대한 반응이 나쁘지 않다. 윤종신은 “소 뒷걸음질하다 개구리 잡은 격”이라며 좋다고 칭찬했고, 김은희 작가는 “인생작이 될 것 같다”며 응원했다고 한다.
“그동안 코로나로 힘들었잖아요. 우리 영화를 스포츠 영화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선수들의 성장을 응원하면서 관객이 위로받고 ‘리바운드’했으면 좋겠어요.”
- <톱클래스 2023.5>, 톱클래스 편집부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0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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