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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리뷰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가르쳐 준 '스펙 감옥' 탈출 비법은?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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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감옥' 탈출비법 : '차이'가 아닌 '다름'에 매진하라!


"여러분중에 남과의 차이가 아니라 남과의 다름을 1시간 동안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있나요?
'차이'가 아닌 '다름'에 매진하세요!"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의 저자 박경철씨가 어제 충남대학교 강연에서 대학생들에게 건넨 충고다.

"A와 B의 차이를 이야기 하기는 쉽습니다. 'A가 B보다 토익점수가 얼마 높다, 학점이  더 높다, 학벌이 더 좋다'처럼 말이죠.

그런데 A와 B의 다름을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여러분은 내가 누군가와 이러 이러하기때문에 '다르다'라고 할 수 있는 경험들을 대학생때 해야합니다"

집에 와서 이 말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언뜻 들으면 쉬운 말같은데... 곰곰히 생각하면 꽤나 어려운 화두였다. '차이'와 '다름'이라......


이 두 단어는 어느 샌가 내 가슴을 헤집고 있었다.
그러면서 너와 나의 차이만을 만들어 냈던 우리나라 교육이 생각났다. 우등반과 열등반, 공부잘하는 학생, 공부못하는 학생. 1등과 꼴찌. 내가 지금껏 받았던 학교교육은 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독하고 집요하게도 중고등학교 시절의 교육은 등수와 점수로 나와 내 친구들을 서열화시켰다.


대학교에 와서도 그것은 변함이 없지 않은가?
여기까지 생각하니 왠지 '차이'와 '다름'이라는 단어가 손에 잡힐듯 했다.

'차이'와 '다름'은 같은 말 아닌감??

그런데 '차이'와 '다름'은 같은 말 아닌가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차이'와 '다름'은 같은 말인 것 같다. 그런데 '차이'와 '다름'이라는 두 단어는 서로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우리는 차이를 이야기할 때, 'A의 토익점수(920점)는 B보다 높다(680점)'처럼 어떤 고정된 점수를 두고 A와 B의 차이를 이야기한다. 적어도 A와 B가 그 토익점수를 유지하고 있는 이상 A와 B의 점수는 그 '차이'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는 '다름'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어색하다.


한편, 'A는 B라는 학생과는 다르다'고 할 때의 그 '다름'은 긍정적인 것, 강점으로 변할 수 있는 유연한 느낌을 준다. A와 B의 서로 '다름'을 이야기 할 때는 언제나 이 둘은 동등한 입장에 있다. 다르다고 해서 누가 누구보다 못하지 않는 것이다(A와 B는 어떠한 기준에 의해 서열화될 수 없고, 동등한 위치에 있다!),

예를 들어 B가 A보다 토익점수가 낮다고 할 때, 그렇다고 B가 A보다 모든 면에서 능력이 낮다고 말 할 수 없는 것이다. B는 다른 경험이나 재능면에서 분명 A보다 뛰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B는 A와는 다르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여기서 그 '다름'은 B만의 강점이 된다. A와 B가 각자 가진 그 '다름'은 저마다의 입장에서 모두 긍정적인 의미와 가치를 띄고 있다.

'스펙'은 너와 나의 '차이'는 보여주지만, 그 '다름'은 보여주지 못하잖아?

이제서야  박경철씨가 '다름'에 매진하라고 한 말의  90%가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흔히 '스펙'이라고 말하는 획일화된 평가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왠지 모를 '반항심'이 가슴속에 꿈틀댔다.


토익점수, 학점, 어학연수, 인턴경험이라는 스펙이 너와 나의 '차이'는 보여줄 지 모른다.
그러나 '너'와 '나'의 다름을 전부다 보여주지는 못한다. 공정한 평가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스펙'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그럼에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문이 든다.

그 스펙을 백날 들여다본다 한들 이 학생과 저 학생의 진정한'다름'을 발견할 수 있는가?  
입사시험에서 그 대학생들의 '다름'부터 봐야지 획일화된 스펙부터 보는 것이 옳은 것이까?

개인적으로 학점,토익,어학연수,인턴경험 등이 학생들의 '다름'을 온전히 보여 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십만개의 입사원서를 평가하기 위해, 획일회된 '스펙'이 편리한 도구가 될 수는 있다. 그런데 16년동안 책상머리에서 공부한 개고생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몇천만원이나 쏟아 부은 대학교 등록금만 보더라도 억울에서 미칠지경이다. 그 '스펙' 몇 줄을 위해 책상머리에 16년의 고생과 등록금을 쏟아 부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이 세상은 참 아이러니컬하다. 머리로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가슴에는 항상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남과 똑같이 토익점수와 학점을 만들어 놓지 않으면 뒤쳐지지 않을까하는 불안함 말이다. 어느샌가 남들처럼 토익점수가 떨어지면 발을 동동구르고, 학점을 높이느라 진을 뺀다.

남과는 다른 특별한 점을 보여주려고 해도, 왠지 토익 고득점, 높은 학점, 어학 및 인턴 경험이 없으면 안될 것 같다. 이 치명적인 불안감을 해소하지 않는한 박경철씨가 말한 그 '다름'을 100%로 이해 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 그 말이 귓가에 맴돈다.

"'차이'가 아닌 '다름'에 매진하세요!"

머리와 가슴으로는 그 말을 이해하기 시작했으나 행동으로 옮기기를 망설이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마음속에 물음표 두 개가 생겼다.

그 '다름'을 과연 대학생활동안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
열심히 노력해서 그 '다름'을 만들어 놨는데, 그 '다름'이 더이상 '다름'이 아니면 어쩌지? 그 '다름'또한 스펙이 되어 버린다면?


이 두 가지 물음을 졸업하기전에 해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대학교 성적표보다는 차라리 초등학교시절 생활통지표가 더 낫다!

그런데 갑자기 초등학교 시절 생활통지표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어렸을 적 통지표에는 성적, 생활태도, 특기, 선생님의 충고들이 담겨 있었는데, 왜 '대학교 성적표'에는 알파벳과 숫자만 있는 것일까?

대학교 성적표보다는 차라리 초등학교시절 통지표가 더 낫지 않을까?
그 통지표에는 왠지 인간미가 더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대학교 성적표에 A,B,C,D, 평점이 아닌 남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기록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점수말고 하나의 문장으로 쓰여져 있었으면 하고 말이다. 대한민국 모든  대학생은 저마다, 점수가 아닌 문장으로 표현되야 하는 특별한 '다름'을 지니고 있으므로.

마치며...

박경철씨의 충고는 우리가 '스펙 감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하나의 비법이었다. 나와 내 친구들은 몇년 전부터 '스펙감옥'에 갇혀있다. 스펙에 열을 올리고 그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장난 아니다. 그렇다면 얼른 '스펙'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해야 하지 않겠는가?

대학생활동안 저마다 '다름'을 발견하고 기뻐할 수 있다면, 그 지긋지긋한 감옥에서 탈출 할 수 있지 않을까?  토익점수가 딸리거나, 학점이 좋지 않아도 그 '다름'을 당당히 면접관들에게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대한민국 모든 대학생들이 '스펙감옥'에서 탈출하기를 기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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