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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연구/스토리텔링노하우

MBC 베스트극장'새는'을 보고 남자를 정의하다.

by 이야기캐는광부 2009.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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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쫌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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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베스트극장 <새는>을 보았습니다. 금요일만 되면, 신선한 소재가 매력적인 베스트 극장을 손꼽아 기다렸던 게 엊그제 같은데요. 요즘엔 베스트극장이 안해서 아쉽습니다. 문득 추억속 베스트극장이 보고 싶어져 제목이 유독 끌리는 작품을 다운받게 되었습니다. 그 작품이 바로 2006년도 작품 <새는>입니다.

곧 있으면 기말고사라서 답답한 심정을 훨훨 어딘가로 날아가게 하고 싶은 심정으로 골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줄거리는 오히려 제 가슴을 더 답답하게 했습니다. <새는>이라는 작품은 사춘기 고등학교 시절 서로 엇갈리는 큐피트의 화살을 주제로 했습니다. 내용이 대충 짐작이 가시나요?

주인공인 상진은 어느날 학교에서 공부도 잘 하고 얼굴도 예쁜 지혜를 좋아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혜의 친구인 현주는 그런 상진을 좋아하게 되고, 지혜를 좋아하는  반장 민석은 상진에게 어느 순간 라이벌 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수가 네 명일뿐인데도 이렇게 큐피트의 화살은 복잡하게 얽히고 얽힙니다. 참 여자와 남자가 인연을 맺기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도, 그 엇갈림으로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합니다.(스포일러 죄송^^;) 현주가 상진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지만, 상진은 자신을 거절한 지혜에게 아직도 미련이 남는지 현주의 마음을 외면하고 맙니다. 지혜는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독백조로 다음과 같이 읊조립니다.



처음엔 늘 우울하고 비장한 표정을 짓던 그 얘(상진)가 처음엔 그저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쉬지않고 끊임없이 날아가는 그의 곁에서 나도 언젠가 덩달아 행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꾸만 그 미련한 녀석이 보고싶어졌죠. 하지만 그 얘는 바보처럼 나에게 고맙다고만 합니다.
고맙다는 말 참 아프더군요.


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끝내 하지 못한 말이 있습니다.
그치만 다행입니다. 이상한 오기때문에 편지를 보내지 못했습니다.
참 잘~한 일인 것 같습니다.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아이처럼 나도 바보이기 때문일까요?

현주는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상진을 새에 비유한 것이죠. 쉬지않고 끊임없이 날아가는 한 마리 새. 결코 자신의 마음에 내려앉지 않고 먼 하늘로 날아가버리고 마는 새말이죠.

하지만 <새는>의 끝장면은 이 드라마의 진정한 결말을 알쏭달쏭하게 합니다. 이것은 직접 보시고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

갑작스레 본 베스트 극장<새는>. 이 작품을 보고 저는 남자에 대해 정의해보았습니다.

남자는 새다.
'땅'이라는 여자에 두 발을 붙이고, '하늘'이라는 또 다른 여자에게 끊임없이 한 눈을 판다.

물론 모든 남자들이 새는 아닐겁니다. 어떤 남자는 짐승이고, 어떤 남자는 젠틀맨이고, 어떤 남자는 큐티가이겠지요. 다만 남자에게는 한 마리 새와 같은 습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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