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버지와 아들은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대중목욕탕 오래된 모퉁이에서
아버지가 아들의 뒷모습을 어루만져주며
지난 날을 회상한다
장난감가게앞에서 뾰로뚱해진 얼굴로 돌아서던,
초등학교 입학식 날 키가 작아 맨뒷줄에 서 있던,
수능시험날 힘없이 문을 나서던,
어머니와 포옹하고 눈시울이 붉어진채로
입영열차에 오르던,
자식의 뒷모습에 대하여
아버지가 아들쪽으로 돌아서고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자식의 다 큰 손이 놓인다
요새 밥은 잘 챙겨먹냐
예 그럼요하고 일부러 힘을 주어 말한다
내 수능성적표를 보시고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시던,
군대가는날 내가 탄 기차가 역을 떠나고 나서야 돌아선,
그 아버지의 뒷모습을
한 손으로 쓸어내린다
그러다 아비 등에 있는 사마귀를 발견하곤
피식 웃는다
-4월 12일 새벽 문득 새우깡먹다가 아버지 생각나서.....-
반응형
'스토리텔링연구 > 창작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수욕장에서 수컷의 사고란 이런 것이다 (235) | 2010.01.24 |
---|---|
군대생활은 돼지저금통이다 (385) | 2010.01.24 |
종이비행기-자작시를 써보다 (46) | 2010.01.23 |
어머니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5) | 2009.11.20 |
기상천외한 벽이야기-돈이 나오는 벽부터 메아리 벽까지 (4) | 2009.10.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