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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연구/창작노트

아버지와 아들은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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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은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대중목욕탕 오래된 모퉁이에서
아버지가 아들의 뒷모습을 어루만져주며
지난 날을 회상한다

장난감가게앞에서 뾰로뚱해진 얼굴로 돌아서던,
초등학교 입학식 날 키가 작아 맨뒷줄에 서 있던,
수능시험날 힘없이 문을 나서던,
어머니와 포옹하고 눈시울이 붉어진채로
입영열차에 오르던,
자식의 뒷모습에 대하여
 
아버지가 아들쪽으로 돌아서고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자식의 다 큰 손이 놓인다
요새 밥은 잘 챙겨먹냐
예 그럼요하고 일부러 힘을 주어 말한다
내 수능성적표를 보시고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시던,
군대가는날 내가 탄 기차가 역을 떠나고 나서야 돌아선,
그 아버지의 뒷모습을
한 손으로 쓸어내린다
그러다 아비 등에 있는 사마귀를 발견하곤
피식 웃는다
 
 -4월 12일 새벽 문득 새우깡먹다가 아버지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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