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렸다. 휘날렸다. 오셨다. 많은 분들이. 독서모임 산책 후기를 대충 남긴다.
1월 18일 오후 9시 10분경. 라푸마둔산점 2층 창문에 눈송이가 부딪힌다. 겨울이지만 이야기꽃은 핀다. 독서모임 산책 1월 정기모임. 사람들의 이야기는 눈꽃만큼 아름답다.
지식은 눈처럼 쌓였다가 빠르게 녹는다. 그럼에도 독서모임에서 책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지식은 더이상 녹지 않고 예쁜 눈결정으로 변한다. 생각이 정리된다. 마음밭. 그 밭에 뿌려진 흙을 다지고 다져서 벌써 봄을 기다린다. 지혜의 싹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원숭이'로 삼행시를 지어오라는 미션을 줬으나 막상 독서모임에서는 입밖에 꺼내지 않았다. 나는 나름 종이에 써왔다.
원없이 읽고 싶다.
숭숭숭
이 세상 어딘가 바다가 보이는 그곳에서. 우웩. ㅋㅋㅋ.혼자만 알고 있기로 했다.
이날 모임의 선정도서는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였다.
책에 따르면 동네책방은 책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지역의 이야기가 살아숨쉬는 곳이다. 사람의 이야기가 생명을 얻는 곳이다. 골목 귀퉁이의 문화가 태어나는 곳이다.
동네책방은 흔하지 않다. 동네책방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느 동네책방은 술을 판다. 어느 곳은 차를 대접한다.
또 숲속작은책방처럼 하룻밤을 묵어갈 수 있는 숙박시설을 운영하기도 한다.
손글씨로 책 서평을 적은 띠지를 책에 두르기도 한다. 나만의 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이곳에 오면 책을 꼭 사가야한다는 강매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부부끼리 꾸려가기도 한다.
스스로를 '자발적인 거지'라고 표현하는 동네책방 주인장도 있다. 예술작품 갤러리를 펼쳐놓는 곳도 있다.
독서모임 산책에서 오고간 이야기들을 어렴풋이 떠올려 본다.
"숲속작은책방처럼 자연과 어울려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으로 휴가를 떠나고 싶어요."
"동네책방 주인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어떻게 그처럼 자신들이 원하는 것들을 찾아서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미야자키하야오는 아이들이 숲을 느끼고, 자연을 배울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을 만든데요. 장인정신이 있는 것이죠. 숲속작은책방을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동네책방이 언론이나 방송에서 많이 다뤄지기때문에 많은 관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관심이 반짝하고 사라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듭니다. 작은 책방, 우리 책 쫌팝니다라는 책이 동네책방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촉매역할을 한 것 같아요."
"경기 파주 헤이리 모티브원에 대한 책구절을 읽어드리고 싶어요. 모티브원은 하룻밤 눈을 붙일 침대가 아니라 '자신의 발견과 긍정적인 변화'가 더 큰 목적인 곳입니다. 모티브원에서의 하룻밤이 부디 자신들 속에 잠든 가치와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양한 만남과 대화를 통해 보편적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는...."
이날 새로 나오신 분들이 많았다. 20대부터 30대, 4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나는 과연 운영자로서 새로 오신 분들이 독서모임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잘 도와드렸는가? 운영자로서 또 고민하고 반성해 본다. 혹시나 말을 할때 운영자인 내가 말을 끊지는 않았는지. 이야기에 경청하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을 하지는 않았는지. 한 분 한 분에게 발언권이 돌아가도록 잘 분배했는지. 이런 점들을 복기하면서 이날의 부족했던 부분을 떠올려 본다.
여성분들이 많이오면 내게 나타나는 증상. 말을 버벅 대는 것도 여전했다. ㅋㅋ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날 독서모임을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2월 모임 선정도서는 지미 리아오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다. 기대하셔도 좋다.
<2월 독서모임 선정도서>
이상 대충대충 후기 끝.
주옥같은 말들도 많이 오고 갔는데 다 기억하지 못한다. 흑흑. 그래서 적어야 하는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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