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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7 독서노트(43)열화당 사진문고-임응식

by 이야기캐는광부 2017.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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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이라는 글자를 목에 걸고 서 있는 한 청년의 사진. 그 뒤로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는 남자들. 삶의 다양한 모습들, 묘한 구도가 돋보이는 이 사진의 작가는 임응식이다. 그는 '생활주의'라는 사진미학을 토대로 순간을 포착했다. 책에 따르면 이 사진은 한국 근현대사진의 새로운 서막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임응식은 한국전쟁 당시 종군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사진에 대한 생각이 크게 바뀌게 된다. '아름다운 순간'을 담아내는 회화주의적 사진에서 벗어나 '삶의 추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담아내는 생활주의 사진으로 가야한다고.  


사라질 뻔한 순간들이 '사진 한 장'을 통해 머물러 있다는 점이 참 신기하다. 그것이 사진의 매력인지도 모른다. 나도 가끔 카메라를 들고 일상을 찍기도 한다. 지나간 순간들을 아쉬워하면서 추억하기도 한다.


내 시선을 끄는 2개의 사진이 있다. 대연각호텔 화재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부산 해운대 어디선가 담은 사진. 



대연각호텔 화재 현장. 명동, 서울 (1971.12.25) 임응식



삶. 해운대, 부산(1947) 임응식



더욱 끌리는 사진은 후자 쪽이다. 무거운 짐을 끌고 살아가는 우리네 삶을 표현한 듯해서. 저마다 묵묵히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듯 해서. 사진속 인물들이 끌고가는 것들이 기나긴 시름과 한숨처럼 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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