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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8일 세상을 떠난, 故 정미경 작가의 장편소설<당신의 아주 먼 섬>. 그녀의 마지막 작품.
세시.
흘러가는 건 시간일까. 아니면 살아 있는 것들이 그물코처럼 얽혀 있는 시간의 눈금 위를 걸어가는 건가. 노려보고 있는 사이 직각을 이루었던 바늘 각도가 조금씩 좁아진다. 투명한 듯 흐물거리는 덩어리가 성긴 그물코 사이로 느리게 흘러내린다.
-7쪽-
어떤 시간은, 그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될것임을 예감하게 한다. 어떤 하루는, 떠올리면 언제라도 눈물이 날것이라는 걸 미리 알게 한다.
-194쪽-
"아, 진짜 까탈스런 고객이네. 사실 나도 처음엔 좀 이상했는데, 슬픔은 깎다 만 사과라고 우기다보면, 그걸 마저 깎아서 어쨌든 먹어치워야 할 듯도 하고, 꼭꼭 씹다보면 단맛이 느껴질 것 같기도 하고. 사과의 맛이 조금씩 다르듯 슬픔도 다 다르잖아. 맑은 슬픔, 헛헛한 슬픔, 차가운 슬픔, 말간 슬픔."
-209쪽-
나는 누군가에게는 '아주 먼 섬'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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