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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8 독서노트(30)거장의 노트를 훔치다, 로랑 티라르

by 이야기캐는광부 2018.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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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들은 대체 그런 장면을 어떻게 만들어내는 걸까."

로랑 티라르의 책<거장의 노트를 훔치다>를 읽으면 어느정도 답이 보인다. 내가 홍콩영화를 좋아하기에 '오우삼' 감독 편을 흥미롭게 읽었다. 페이스오프, 영웅본색, 첩혈쌍웅, 미션 임파서블2, 종횡사해….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며 영화속 장면을 떠올린다. 오우삼 감독은 어떻게 촬영할까. 

"이론은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영감을 얻으려면 실제 촬영장에 있어야 한다. 

그래서 대게, 내가 가장 먼저 보고 싶어하는 것은 배우들이 어떻게 움직이는가, 어떻게 연기하는가다. 그리고 그것과 내 아이디어를 섞는다. 먼저 간단한 리허설을 한 번 한다. 리허설 방식은 이렇다. 그 신이 가령 외로움에 관한 신이라고 하면, 나는 배우에게 아주 감각적인 방식으로 그 연기를 하라고 주문한다. "창으로 가서 외로움을 느껴봐요. 신은 잊어버리고, 인물도 잊어버리고, 다른 것은 모두 잊어 버려요. 그냥 자신이 외로울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만 생각해요. " 이렇게 하면 배우들이 자기 생활에 기초해서 진정한 감정을 끌어내, 자기가 맡은 캐릭터에 투사하여 진정한 순간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된다."

-182쪽, 오우삼 감독 이야기-


영화 <하나비>로 내게 깊은 인상을 줬던 일본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는 영화를 만들 때 무슨 생각을 할까.


"나는 영화를 만들 때 무엇보다 우선 내 자신을 위해 만든다. 내가 가지고 놀 멋진 장난감 상자 같다. 물론 아주 비싼 장난감 상자라서 때로 그렇게 재미있게 노는 게 부끄러울 때도 있다."

-124쪽, 기타노다케시 감독 이야기-


<중경삼림>으로 감각적인 영화를 선보인 왕가위 감독은 어떻게 영화를 만들까. 그는 직접 시나리오를 쓴단다.


"어쨌든 나는 시나리오를 유별난 방식으로 쓴다는 사실을 밝혀야 할 듯싶다. 나는 시나리오 작가가 아니라 감독으로서 시나리오를 쓴다. 그래서 나는 영상을 만들며 시나리오를 쓴다. 내가 시나리오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공간을 아는 것이다. 공간을 알면 거기에서 인물들이 무엇을 할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은 인물이 누구인지, 왜 거기 있는지 등을 설명해 준다. 마음속에 어떤 공간을 그리면 모든 것들이 조금씩 저절로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기 전에 장소부터 정해야 한다."

-137쪽, 왕가위 감독 이야기-


각자 자기만의 영화제작 방식이 있다. 관객들은 즐겁다. 이렇게 개성있는 영화감독들이 저마다 특별한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거장. 나도 훗날 한 분야의 '거장'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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