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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8 독서노트(54)한국전쟁 당시 섯알오름 양민학살터

by 이야기캐는광부 2018.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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섯알오름 일제 탄약고의 실제 모습 사진 (양신하 씨가 직접 보여주셨다.)



"이것 좀 보고가세요!"


백조일손 유족회 고문 양신하 씨가 나를 붙잡아 어떤 사진을 보여준다. 사진에는 일제가 제주도민을 강제동원해 지은 탄약고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곳은 1950년 6·25 발발 시 제주도민 학살 장소이기도 하다.


단단한 시멘트로 발라놓은듯한 탄약고의 육중한 모습. 해방이후 미군은 이 탄약고를 폭파시켜버렸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 발발하자 치안국의 불법 예비검속으로 이곳에서 자행된 제주도민 학살사건은 오늘날까지 제주도의 크나큰 아픔으로 깊게 새겨져있었다. 






안내판에는 1950년 7월 16일 당시 해병모슬포부대 5중대 2소대 분대원이 이곳에서 민간인을 학살했고, 이어 8월 20일 해병3대대 분대장급이상 하사권들이 민간인을 학살했다고 적혀 있었다. GMC 트럭에 실려온 민간인들은 이곳 호 가장자리에 세워진 채 총살 당해 호 안으로 그대로 내동그라졌다고 한다. 


당시 모슬포 경찰서에서 예비검속된 사람들은 새벽 2시경과 새벽 5시경에 총살을 당해 돌무더기와 함께 묻혀버렸다. 당일 유족들이 그 사실을 알고 시신 인도를 시도했으나 계엄군경이 무력으로 저지했고, 이곳을 7년간 출입금지구역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한다. 이후 시신을 수습했으나 수백명의 뼈가 한데 뒤엉켜 있었다고 한다.


양신하 씨는 그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가족 중 한명이 GMC 트럭에 실려가는 모습까지 봤는데, 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일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위령비에 새겨진 김경훈 시인의 시 <섯알 오름길>이 그때의 상황을 가슴 절절하게 전해준다.


섯알 오름길  / 김경훈 시인



트럭에 실려 가는

살아 다시 오네


살붙이 피붙이 뼈붙이 고향마을은

돌아보면 볼수록 멀어지고


죽어 멸치젓 담듯 담가져

살아 다시 가네


이정표 되어 따라 흩어진 고무신들

전설처럼 사록 전하네


오늘은 칠석날

갈라진 반도 막은 귀퉁이 섯알오름


하늘과 , 저승과 이승 다리 놓아

미리내 위로 죽은 만나네


녹은 식은 흩어진

온전히 숨결로 살아 다시 만나네



희생자들의 넋인듯 새 울음소리가 가득 울려펴지는, 그 참혹했던 현장을 담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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