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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구워진 삼겹살을에 상추를 삼베옷처럼 두른다.
두 손으로 고이 모셔들고 입을 크게 벌리고 밀어넣는다.
쩝쩝.바작.바작.
돼지고기가 뜨겁다.
비계가 씹힐 때 육즙이 흘러나온다.
아...맛...있...다.
큰 일이다.
돼지의 죽음이 슬프다는 생각이 없다.
오로지 식감에 주목한다.
침샘마저 악어의 눈물이 된다.
돼지의 죽음을 꼭꼭 씹어 먹는다.
스페인 와인을 겻들여 한끼를 해결한다.
성찬이다.
일요일에 먹는 삼겹살이 월요일에 먹는 삼겹살보다 맛있다.
토요일에 먹는 삼겹살이 일요일에 먹는 삼겹살보다 맛있다.
배가 부른다.
그렇게 살아간다.
누군가는 슬프고 누군가는 기쁜 삶.
몇십분 전 맛있는 행복에 이어
내일 월요일이라는 생각에 우울함이 반복된다.
직장인의 비애가 더 크다.
아 돼지에게 씁쓸한 현실이여.
돼지의 죽음보다
오늘이 토요일이었으면하는 생각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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