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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독서노트(607)에세이 쓰기의 원칙

by 이야기캐는광부 2022.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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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에세이는 ‘정서’를 중심에 둔 글쓰기 장르다. 소설이 갈등과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칼럼이 사회현상에 대한 통찰 등을 중심에 둔다면, 에세이는 정서로 모든 것을 말한다. 글쓴이만이 가진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사람을 대하는 태도, 삶을 대하는 자세 같은 것들이 정서를 통해 드러난다. 그 정서는 다소 우울할 수도 있고, 인간애를 지닐 수도 있고, 세계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할 수도 있다. 


물론 한 사람이 그 모든 정서를 지닐 수도 있겠지만, 글쓰기가 누적되다보면 자기만의 ‘주된 정서’를 조금씩 알게 되고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에세이는 그 정서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인간을 대하는 태도에 균열을 일으키며, 세상을 마주하는 순간에 파열음을 낸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은 거의 예외 없이 무척 멋진 자기만의 정서를 지니고 있다. 


두 번째는 ‘솔직함’이다. 달리 말하면 진실성이기도 하다. 솔직하다는 건 한편으로는 그저 용기만 있으면 가능한 태도 같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나에게 가장 솔직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걸러내고, 마주하는 예민함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시험에 떨어져서 불행하다’라고 쓰는 것은 ‘정확한 솔직함’이 아니다. 대개 그 순간의 불행은 무척 복합적이다.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 타인의 시선에 대한 부끄러움, 스스로에 대한 실망,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이 사람마다 다른 비중으로 뒤섞여 있고, 그중에서 정확하게 ‘자기의 솔직함’을 마주해야만 진정 솔직한 글이 나오는 것이다. 


에세이는 그렇게 솔직함을 마주하는 과정, 다시 말하자면 정확한 솔직함, 섬세한 진실성, 오직 자기만의 정서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좋은 에세이는 모두 정확한 솔직함을 담고 있다. 스스로를 왜곡하거나, 과장하거나, 은폐하거나, 자기를 방어하거나, 포장하려 하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를 마주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에세이가 일기와 다른 점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되지만 결국에는 ‘보편적인’ 공감대의 영역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경험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개인의 파편적인 일기 같은 에피소드가 잘 쓰인 에세이 안에서는 묘하게도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함으로써 삶이나 인간, 관계의 본질 같은 것을 살짝 만나고, 그런 것과 살짝 접촉하며, 살짝 가닿는 것이다. 좋은 에세이는 바로 그런 지평으로 읽는 이를 인도한다.


- 책<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중에서-

 

 

에세이 쓰기는 쉬운듯 어렵다. 에세이를 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좋은 참고가 된다.

솔직하면서도 일상에 느낌표를 선사하는 글. 그런 글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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