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한줄이라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았다. 머릿속이 산만했다. 책상위에 어질러놓은 문구류들이 눈에 들어왔다. 의자에 앉은지 얼마되지 않아 방 구석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엉덩이를 붙이고 논문을 쓰는게 참 힘들었다. 일기 쓰듯이 휘갈길 수도 없기때문에 멈칫했다. 넷플릭스의 유혹을 통제하느라 힘들었다. 스마트폰만 계속 들여다봤다.
집중이 안돼서 결심했다. 집안 청소를 하자. 물론 논문 쓰기를 미루려는 뇌의 기가막힌 제안이라는 걸 부정하지 못하겠다. 안입는 옷을 정리했다. 설거지를 했다. 세탁기를 돌렸다.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기로 밀었다. 물수건으로 방바닥을 닦았다. 화장실 청소를 했다.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물건들은 베란다로 옮겼다. 냉장고 안 반찬을 정리하다가 포기했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아까보다는 한결 나아졌다.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니 집중이 잘됐다. 물론 실제로 이날 쓴 논문 분량은 세 단락이다. 한글날이 껴서 주말이 길었는데 겨우 세 단락이라니. 한숨이 나왔다. 논문을 쓸때만 두통이 도지는 느낌적인 느낌.
논문 쓰기는 참으로 험난하다. 귀찮기도 하고, 매번 문장이 막히기도 한다. 선행연구를 위해 논문들을 읽으려니 한숨이 나온다. 그래도 하루에 조금씩 한 문장이라도 써 나가면 끝이 보일 것이다. 논문을 쓸 때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쓰려고 하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일단 무슨 말이라도 써보는게 좋다. 완벽한 문장을 쓰려고 하는 욕심보다는, 한 문장을 쓸때 참고문헌에 대한 인용 표시만 그때그때 잘하고, 동시에 참고문헌을 정리해가면서 논문을 쓰면 제법 진도가 나간다.
논문쓰기가 계속 지체되서 지도교수님게 죄송할 따름이다. 어찌어찌해서 두번째 학술논문을 쓰고 있는데, 과연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
논문을 쓰다가 진척이 안될 땐 다른 분들의 글을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아래 글도 큰 도움이 됐다.
https://brunch.co.kr/@alexwriting/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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