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독서노트(763) AI 활용 브랜딩

by 이야기캐는광부 2026. 6. 3.
반응형

또 하나의 사례는 일본의 소니SONY의 아이보Aibo 로봇이다. 아이보는 반려 로봇이다. 주인의 표정, 음성 톤, 일상 패턴을 학습하며 관계를 구축한다. 아이보는 매일 아침 주인에게 맞춤형 인사와 함께 그날의 날씨나 추천 활동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주인이 피곤한 목소리를 내면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쉬는 게 어떨까요?’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이러한 AI 기반의 감정 반응은 ‘디지털 감정 설계digital emotional design’라고 부르며, 소비자가 브랜드와 마주칠 때 ‘감정적 지문emotional fingerprint’을 남기는 전략으로 발전하고 있다. 아이보가 단순히 로봇 강아지가 아니라 ‘감정적인 친구’로 기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AI 기반 감정 설계를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다. 카카오는 AI 챗봇과 카카오톡의 개인화된 서비스(예: 톡캘린더, 미니 프로필, 카카오 지갑)를 결합해 단순히 알림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 속에 감정적 존재감을 심는다.
<브랜딩 위드 AI>, 최현희 - 밀리의 서재

 

덴마크의 레고LEGO는 전통적인 완구 브랜드를 넘어 감정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레고는 전 세계 팬들이 만든 창작물을 공유하고, AI가 이를 분석해 추천과 피드백을 주는 ‘레고 아이디어스LEGO Ideas’ 플랫폼을 운영한다. 1만 명 이상의 투표를 받을 경우 정식 제품으로 출시한다. 나사NASA 위성,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 BTS 디오라마Diorama 세트 등 팬이 제안한 제품이 실제 글로벌 판매로 이어지며, 제안자는 제품 박스에 이름이 실리는 ‘공동 제작자’가 된다.

  이 구조는 레고라는 브랜드가 단순히 블록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력을 함께 현실로 만든 기억을 남기고 있다’는 점에서 브랜드 기억의 감정적 서사 구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예를 들어, 한 어린이가 만든 우주선 작품에 ‘너의 디자인은 모험심이 가득해! 다른 우주 팬들도 좋아할 거야!’라는 AI 피드백을 받으면, 그 경험은 단순히 장난감을 조립하는 행위가 아니라 ‘창의적 자아를 인정받는 감정 경험’으로 변환된다.
<브랜딩 위드 AI>, 최현희 - 밀리의 서재

 

이러한 기술 중심적 경험과 달리 일본의 츠타야 서점Tsutaya Bookstore과 다이칸야마 티-사이트代官山 T-SITE는 AI 기술을 감정의 매개체로 재해석한 대표적 사례다. 츠타야는 고객의 구매 패턴, 읽은 책의 장르, 관심 있는 테마 등을 기반으로 AI가 책을 추천한다. 하지만 이 추천은 단순한 리스트 제공이 아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은 책’이나 ‘겨울밤에 따뜻한 차 한 잔과 어울리는 책’과 같은 큐레이션 문구가 함께 제시된다. 게다가, 츠타야 내부 카페 공간에서는 추천받은 책과 어울리는 음악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계절별 한정 메뉴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된다. 이는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감정적 여정을 설계하는 것이며, 고객은 ‘이 서점이 나의 기분을 이해해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츠타야 관계자는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술을 단순히 판매 도구로 보지 않는다. AI는 고객이 새로운 감정을 탐색할 수 있는 동반자이자 감정적 풍경을 확장시키는 다리다.”라고 밝혔다.
<브랜딩 위드 AI>, 최현희 - 밀리의 서재

 

MIT 미디어랩에서 감정 인터페이스를 연구하는 히로시 이시Hiroshi Ishii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기술은 차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감정의 전달 매개체로 사용할 때 비로소 인간 중심 기술Human-Centered Technology이 된다. AI는 인간의 감정을 닮을 수는 없지만, 그 감정을 존중하고 증폭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 발언은 오늘날 브랜드가 AI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AI는 감정을 대신 설계할 수는 없지만, 감정을 담아내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국내 식품 브랜드 오뚜기는 AI 기술을 통해 ‘따뜻한 한 끼’라는 브랜드 가치를 더 섬세하게 전달하고 있다. 오뚜기의 AI 기반 요리 어시스턴트는 고객의 건강 데이터(체중, 활동량 등)와 기분 상태(예: ‘오늘 기운이 없다’, ‘스트레스가 많다’ 등)를 결합하여 메뉴를 추천한다. 예를 들어, ‘오늘은 비가 오고 기분이 가라앉네요. 따끈한 김치찌개와 잡곡밥으로 몸과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라는 식의 제안이 전달된다. 또한 오뚜기는 해당 레시피와 어울리는 배경음악, 심지어 향초 추천까지 함께 제공하며, ‘한 끼 식사’를 넘어선 감정 중심의 경험을 설계한다. 고객은 ‘단순히 배를 채운다’는 느낌을 넘어 ‘나를 위해 정성껏 차려주는 식탁에 앉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오뚜기 R&D팀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AI가 제안하는 메뉴는 단순히 영양학적 균형을 맞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고객의 하루를 감정적으로 감싸주는 따뜻한 제안이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고 있다.”라고 한다.
<브랜딩 위드 AI>, 최현희 - 밀리의 서재

 

예컨대, 현대자동차는 운전자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졸음·분노·긴장 등을 감지하고, 차량 내부 환경(조명, 음악, 온도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감성 피드백 시스템을 시험 도입 중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이모션Azure Emotion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카메라를 통해 감정 데이터를 읽어 CRM(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대면 상담 시 고객의 미묘한 표정 변화를 감지해 상담사의 태도를 실시간으로 조정하거나 디지털 매장에서 디스플레이가 자동으로 추천 콘텐츠를 변경하는 등 새로운 형태의 감정 기반 인터랙션이 가능해졌다.

  일본의 츠타야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을 넘어 감정 경험의 실험실로 변모하고 있다. 츠타야는 특정 시간대 방문자의 동선, 책 고르는 속도, 책장을 넘기는 손가락 움직임, 퇴장 전 머무는 코너 등을 데이터화해 ‘고객의 마음 습도感情湿度’를 측정한다. 예컨대 비 오는 날 오후, 감성 소설 코너에 오래 머문 방문객에게는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조명을 강화하거나 매장 내 음악을 더 부드럽게 조정한다. 이런 미세한 감정 설계는 츠타야가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감정을 살리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브랜딩 위드 AI>, 최현희 - 밀리의 서재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마케팅 교수 헬렌 니센바움Helen Nissenbaum은 말한다.

  “실시간 해석 기술은 결국 ‘감정 신뢰 자산’을 구축하는 문제다. 고객에게 감정 데이터 수집과 활용 목적을 투명하게 알리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 브랜드는 단순히 기술을 잘 쓰는 조직이 아니라, 신뢰를 설계하는 조직이 되어야 한다.”

  전시와 공간으로 감정을 해석하게 만드는 브랜드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는 안경을 판매하는 브랜드이지만, 매장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한 전시로 공간을 구성한다. 고객은 제품을 ‘고르기 위해’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을 ‘경험하기 위해’ 방문하게 되며, 그 안에서 브랜드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게 된다. 공간의 조형물, 조명, 음악, 움직이는 오브제들은 말보다 더 정교한 언어로 고객의 감정을 자극한다. 젠틀몬스터는 직접 설명하지 않되 해석의 구조는 세밀하게 설계한 브랜드다. 결국 고객은 이 브랜드를 단지 ‘패션 아이템 판매자’가 아니라 ‘감정적 미학을 경험하게 하는 감각적 스토리텔러’로 해석하게 된다.
<브랜딩 위드 AI>, 최현희 - 밀리의 서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