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연리뷰

김제동을 실제로 본 느낌은?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9. 13.
반응형

11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제동이형을 보았습니다.(그냥 형이라 부르겠습니다.^^;). 그는 이 날'박원순이 제시하는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 강연 프로그램에 초청되어 '내가 생각하삶과 직업'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지요. 그를 처음 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저 사람이 김제동이구나. 야~!....tv에서 봤던 모습과 똑같구나...'

유명인을 눈앞에서 봤다는 신기함과 함께, 왠지 오래도록 함께 했던 것 같은 친근함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tv에서 봤던 모습과 정말 똑같았습니다. 하하.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재치있는 유머하며 우스꽝스러운 몸동작까지..김제동은 건재했습니다. 오히려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진 모습이었습니다. 

김제동의 부동자세에서 느낀 점

저는 제동이형의 한가지 재미난 동작에서 그의 배려심과 배짱 그리고 소소한 유머를 한꺼번에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부동자세를 취한 모습이었죠. 역시나 그는 행동으로 웃음을 주었습니다. 여전한 그의 모습에 기뻤습니다.

                           ★ 김제동씨가 사람들이 사진을 찍도록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다.

"저는 초상권이 없으니까요. 많이들 찍으셔서 마음껏 쓰세요...찍어봐야 별게 없지만요"

많이 찍으셔서 맘대로 사용하라는 그의 시원시원한 말에 여기저기서 플래시가 터지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웃음소리도 플래시만큼이나 많이 터지고 있었지요.

사람들이 계속해서 사진을 찍자 또 이렇게 말합니다.

"기계따위에 마음을 빼앗기지말고 온전히 마음과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연스럽게 툭 던지는 듯 하지만, 그 말속에는 언제나처럼 뼈가 있었습니다.

김제동의 무릎꿇는 자세에서 느낀 점

또 이 장면에서는 그가 청중을 대하는 자세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무릎을 꿇고 이야기하는 장면이었지요.

                        ★ 김제동씨가 무릎을 꿇고 낮은 자세로 강연을 하고 있다.

무의식중에 취한 단순한 동작일 수도, 스스럼없이 한 행동일 수도 있었지만 무척이나 인상깊었습니다.낮은 자세로, 낮은 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김제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제동 만나기'는 나의 대학생활 목표

이런 김제동을 대학교를 졸업하기전에 볼 수 있어서 마냥 좋았습니다.

이젠 tv에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그의 촌철살인 유머가 그리웠는지도 모릅니다. 가슴 한 구석을 절묘하게 파고들던 그의 명언들이 그리웠는지도 모릅니다. 그의 안경쓴 모습과 괴상한 로보트춤이 그리웠는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그의 안경벗은 모습이 그리웠는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언제나 소신있는 발언과 행동을 할 줄아는 방송인 김제동을 보고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그를 보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2010년도에 꼭 김제동을 직접 보자'는 목표를 이룬 날입니다.

김제동이 이날 한 말중 가장 가슴에 남는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관광 레크레이션 교수님한테 가서 F를 달라 그랬어요. 관광 영어선생님한테도 가서 F를 달라 그랬습니다. 그리고 제가 두 분 손을 잡고, 학교 앞 술집에 갔어요. 그 술집이름이 올F였어요. 그 술집에 올F 성적표를 가지고 가면 석 달간 술을 공짜로 먹을 수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

그가 대학시절 대학교 성적표를 받았는데, 2과목만 빼고 올F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2과목마져 F를 달라고 했던 것이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위해서(비록 그 당시엔 술먹는거였지만 ^^) 다른 무언가를 과감히 포기한 것이지요. 그러나 유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술집이름이 올F였다는 사실에 웃음이 빵빵 터졌습니다.

그는 이어서 말합니다.

"진짜 하고싶은 것을 위해서 남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걸 뭉게 버릴 수 있는 것
...그게 필요합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그런 것부터 툭...툭...털어내고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지 웃고 살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과감히 스펙을 제거할 수 있는 것!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과감히 남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렇게 뭉개버릴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가슴을 뻥 뚫리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알면서도 얼마나 실천하기 어렵던가요?

그의 말이 다시 메아리쳤습니다.

'진짜 하고싶은 것을 위해서 남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걸 뭉게 버릴 수 있는 것'

이것은 제가 대학교를 졸업하기전에 풀어야 할 화두였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여러분들한테 올F를 맞으라고 말하기가 미안하고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이지요.

"열심히 스펙 쌓으십시오.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여러분이 여러분의 꿈을 이룬다음에는...여러분의 자식세대까지는 그러한 것을 물려주지 마십시오."

스펙쌓기의 노예가 되고 있는 대학생들로 하여금, 그러한 풍토를 자식세대에 만큼은 물려주지 말라고 당부한 것이지죠. 적어도 우리 자식세대만큼은 보다 자유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단 하루만이라도 좋아하는 일들을 하십시오. 그게 단 하루일지라도 일곱살 짜리 아이가 갖는 스파이더맨같은 순수한 꿈을 가져보는것. 누가 너 미쳤지 하면 '예'하고 말할 수 있는 것! "

갑자기 어렸을 때 꿨던 꿈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우주여행 여객사 회장'이라는 큰(?) 꿈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의 나자신은 무엇을 위해 그토록 공부하고, 매달리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제동이 시계를 들여다 본 장면에서 느낀 점

정해진 강연시간은 50분 남짓이었습니다. 너무 짧고 아쉬었습니다. 제동이형은 이야기도중 시계를 두 세번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역시 강연시간이 짧아서 무척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이야기할 게 많은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며 아쉬워했습니다.보통 자기자신을 소개하는데 20~30분 걸리다는 그였는데 말이지요.


저도 제 시계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저녁 7시 아르바이트때문에 얼른 서울역에 가서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가야했지요. 
 
그래도 제동이형을 보러 서울까지 달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제 다이어리 '김제동 만나기' 목표 옆에 동그라미를 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 청중과 강연자로 만났지만 나중에는 1대1로 만나 이야기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제동을 처음 본 느낌은 그야말로 신기하면서도 친근했습니다. 말 한마디 한 마디가 날카로웠으며 그 말 한마디 한마디의 울림이 따뜻했습니다. 이런 느낌을 대학을 졸업하기 이전에 느낄 수 있어서 마냥 좋았습니다.

http://www.kimjedong.net 김제동 닷넷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