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대학시절은 대학생기자활동이 70%를 차지 한다. 취재를 한다고 참 많이 싸돌아다녔다. 4학년인 지금도 변한 것은 없다. 학생기자단 할동을 하다보면 특별한 생명체와 자주 만나게 된다. 바로 '이야기'라는 이름을 가진 생명체다. 그 생명체는 눈,코,입,귀만 없을 뿐이지 분명 세상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내가 그 '이야기'라는 이상한 생물체와 본격적으로 만난건 2009년 여름이었다. 바로 SK텔레콤 대학생 자원봉사단 써니 블로그 기자단 2기로 할동을 하면서 부터다. 써니 블로그 기자단에서는 일반 신문사에서 쓰는 기사와 달리 스토리텔링 글쓰기를 중요시 했다. 6하원칙의 딱딱하고 일반적인 기사에서 벗어나, 특별한 시각으로 자신만의 느낌이나 생각+감동적인 요소를 더해 글을 쓰는 게 키포인트였던 것이다.
당시 매월 2편의 기사를 쓰고 있었는데, 어느 날 기사 아이템을 찾느라 머리를 쥐어뜯고 있던 적이 있다. 대학생 기자라면 취재 아이템이 떠오르지 않아 침대를 뒹굴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벽을 보며취재 아이템을 고민하다 번뜩 스친 생각!
그때 기사아이템을 고민하며 내 방의 벽을 한 1시간동안 바라보았던 것 같다.
기사 아이템이 벽에서 솟아나면 좋으련만...하고 한 숨을 푹푹 쉬고 있었다. 포기하고 내일 다시 생각하자고 마음먹은 찰나, 불현듯 떠오른 것이 있었다. 바로 몇일 있으면 베를린 장벽 장벽이 무너진지 20주년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벽? 벽속에 담긴 이야기를 글로 옮겨볼까..베를린 장벽 말고도 분명 다른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꺼야~
그래! 벽속에 담긴 이야기로 스토리텔링 해보는 거야!
"
하찮아 보이는 사물안에도 '스토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다..
그리고 네이버와 구글에서 '벽'에 관한 이야기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벽속에 그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저 말없이 공간을 차지 하고 있는 '벽'안에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는 것이 아닌가? 결국 '벽'이야기로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었다.
벽속에서 돈이 한 다발 나온 이야기,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벽에서 편지 한 통이 나온 이야기,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가 울려퍼지는 중국에 있는 벽 이야기까지! 벽안에 담긴 이야기는 이처럼 무궁무진 했다.
이 글을 쓰면서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영혼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토리(Story)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모두 가지고 있다. 어쩌면 '스토리'는 사물의 영혼이 아닐까?'
- 2009년 10월 어느 날 머릿속에 스친 생각 -
취재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하찮아 보이는 사물안에도 '스토리'가 담겨 있으며, 그것을 글로 옮기면 특별한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 이후 주변 사물을 하찮게 보지 않으며, 그 안에 담긴 '스토리'를 발굴하려고 노력해 왔다.
하찮은 사물안에 담긴 사소한 이야기라도 마음과 귀를 기울여 보아라! 그리고 그 이야기로 글을 한번 써보라는 것. 그렇기에 세상에 글 쓸 소재는 무궁무진 하다는 것.
이 때의 깨달음은 개인 블로그 글쓰기를 하는데 지금까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현재 나의 블로그 '이야기캐는광부의 스토리텔링 연구소'도 그때의 깨달음으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도 써니블로그 기자단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 감사하다. 그때 취재아이템을 고민하기 위해 벽을 바라보지 않았고, 벽으로 글을 쓰지 못했더라면 이야기를 발굴하는 힘을 얻지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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