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장영희 교수님의 모습.충남대 문원강당에서.>
장영희 교수님의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읽다가 잊고 있던 수첩 한 권을 꺼냈다.
되살아 난다.수첩에 깨알같이 써놓은 느낌들. 강연장의 분위기. 그리고 아직도 목발을 짚고 강단을 오르던 그녀의 모습이.
반딧불처럼 반짝이며 청중으로 날아들던, 빠르고 말괄량이 소녀 같던 목소리. 그 한 마리가 아직도 내 가슴속에서
불빛을 내고 있다.
‘와~! 장영희 교수님이다.’
2008년 5월 20일 내 가슴속에서 일던 외침은 목발에 시선이 고정되면서 잠시 멈칫했었다.
미소를 띄면서 ‘전 경력 란에 ‘암투병’이라고 적어요‘라고 말하던 그녀가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얼마나 힘겹게 암과 싸우며 살아갈 기적을 만들고 있었을 것인가?
‘기적’이라는 단어가 울컥 솟아 올랐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그녀가 잠시 내려 둔 목발을 짚고 일어났다.
군대에서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책을 통해 만난 이후 이번이 두 번째였다.
강연의 주제는 ‘문학의 힘’.
“문학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요. 마음에 호소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게 만들어요!!!“
수첩을 열어 본 오늘에서야 그 때 그런 말씀을 하셨던 게 생각났다.
아! 오래도록 문학의 힘을 잊고 있었다.
올 여름에도 역시나 도서관으로 피서를 떠나야겠다.
책을 펼쳐 그 단어들에게 푸르른 여름 하늘을 보여 줘야지.
내 눈동자를 호기심에 찬 눈으로 올려다 볼 책속의 단어들.
생각만해도 신난다.
아! 그리고 강연중에 하셨던 말씀 중 이런 게 있었다.
“어렸을 적 저희 아버지가 등을 들리고 앉아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읽으시던 모습이 지금까지 인상적입니다”
나도 나중에 자식을 키울 때(?) 그처럼 무엇인가를 열심히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그때쯤 내 손에 쥐어져 있는 책이 내가 직접 쓴 책이었으면 더더욱 좋겠다.^^
별이 잠든 밤에 별생각 별걱정 다한다.
2009년 7월 3일. 기숙사 창의동에서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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