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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리뷰/내일로 여행기

[내일로 4일차]삼랑진 여행도중 만난 가슴을 울리는 명언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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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역에서 출발한 기차가 삼랑진역에 도착했다. 여행일정을 무리하게 안잡자는 철학대로 움직였지만, 사람욕심이란 것이 끝이 없다. 이곳도 둘러보고 싶고, 저곳도 둘로보고 싶고 말이다. 그럼에도 삼랑진역에 오래 머무르기로 했다. 그 평온한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다.


철로는 끝없이 이어져 있다. 군복무시절 강원도 철원에서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표지판을 본 적이 있다. 북한으로 연결되는 철로가 끊기고, 더이상 운영되지 않는 역이었다. 세상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곳 같은 철로도 38선 근처에서는 예외였다. 그나저나 군대생각은 여기까지. ^^;


철길 저쪽에 등록문화재 51호로 등록된 급수탑이 보인다.
초코송이처럼 생겼지만, 무시하면 큰 코다 친다.

오래전 삼랑진역이 철도요충지 역할을 했던 시절, 경부선을 운행하던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된 급수탑니다. 그만큼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문화재 인 것이다. 초코송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과하고 싶다.


삼랑진 역주변을 거닐었다. 이곳에서만큼은 시간이 잠시 멈춘 듯 한국의 70,80년대를 연상케하는 사진관을 만났다.


더 걷다보니 왠지 모르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묘한 서점까지 눈에 들어온다.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과 김주원이 마셨던 신비한 약이 이곳에 있을 것 같기도 하다.


10년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약 말이다.

삼랑진에서 만난 가슴 울리는 명언들


삼랑진은 소중한 명언들을 많이 만난 곳이다.
거리 한귀퉁이를 도는데 위 사진속 글귀를 만났다.

'늙을수록 해야할 것들'.

아직 20대인 나도 언젠가는 늙을 것이다. 늙는 다는 것이 아직까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부모님 말처럼 자식을 낳고, 키워봐야 자신이 서서히 늙다는 것을 알까?

지혜는 조용히 생각하는 데서 오고, 덕은 겸손하는데 오며 복은 근면에서 온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실천해야 할 가치들이 글귀안에 있었다.



어딜까가 방황하다가 밀양도서관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안에 들어가보니 오디오 북이 눈에 들어온다.


학생들이 그림으로 꾸민 책 이야기가 예쁘게 전시되어 있다.


독서감상화에 그려진 그림들이 참 재밌다.


열람실에 들어가 확 눈에 들어오는 책 한권을 집어 들었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 다섯가지'
이번 여행의 메세지가 담겨있을 것 같은 직감이 든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 옆에서 간호하던 호스피스들의 경험담이 담겨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후회하고 있을까?


사람들이 많이 후회하는 것중에 하나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이다.

나는 과연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을까?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을까?
죽음을 앞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후회를 한다고 한다.
나 자신은 과연 꿈을 향해 열정적으로 살아왔는가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만나러 가세요.
친구얼굴, 부모님 얼굴 등 사람들의 얼굴이 아른 거렸다.
죽으면 정말 보고싶은 사람도 더이상 볼 수 없을 것이다.
살아 있을 때 소중한 사람들을 찾아가자고 수첩에  기록해 두었다.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을 떠났더라면..
여행을 하고 있기에, 이 부분에서만큼은 큰 후회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가보고 싶은 곳은 너무 많다.
인도,시베리아 기찻길,티벳,아프리카,유럽....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가슴이 쿡쿡 찔리기 시작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꿈을 이루는 것?
자식을 낳는 것?
보다 자기 자신을 깊이 아는 것?
세상에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
그저 늙어가는 것?
스스로 돈 벌어 먹고 사는 것?
보다 지혜로워지는 것?

답을 못내리는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난 지금 청춘, 그 길에 서 있다.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흘러가고, 조바심도 생긴다.
대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20대의 내가 놓치고 있던 것과 가치들은 무엇일까?


우리가 아무리 천천히 가도 놓치는 것들이 있을 수 밖에 없대

이 글귀가 가슴속에 소리없이 메아리친다.
아무리 천천히 가도 놓치는 것들이 많다니....

빠르게 변화하고, 경쟁으로 치닫는 현실속에서 천천히 가는 사람이 많이 있을까?
천천히 가도 놓치는 것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걱정이다.

이번 여행만큼은 천천히.
천.천.히.
천.천.히
天.天.히
하늘하늘히
살고 싶다.


천천히 걸으면서 뭐든지 가까이 들여다 보기로 했다.
흙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정말 예쁠까?
나 자신을 가까이 들여다보면은?


흘리듯 놓쳐버린 많은 것들.

1학년때의 첫사랑, 대학입학수능시험 점수, 고등학교때 품었던 꿈.
부모님께 자주 전화하기. 친구에게 자주 전화하기.
학점. 함부로 내뱉은 말. 사랑한다는 말.
소중한 사람 안아주기. 
붙잡지 못한 기회.
사시사철 피고 졌던 꽃이름.
개울물 소리와 새 지저귐.
대학교 교양과목시험 마지막 주관식 문제. 



우리는 앞을 보고 있는 두 눈을 가지고 있어도 얼마나 놓치고 있는 것들이 많은가?

맹인
                        이우걸
  
맹인은 사물을 손으로 읽는다
손은 그가 지닌 세계의 창이다.
마음이 길을 잃으면
쓸쓸한 오독(誤讀)도 있는

눈 뜬 우리는
또 얼마나 맹인인가
보고도만지고도
읽지 못한 세상을

오늘은 뜬 구름인양
하염없이 바라본다



정작 앞이 보이는 사람이 맹인이 아닐까?



물음표 몇 개를 가슴에 던져본다.
 물음표는 내가 답을 발견할 때까지
오리들처럼 붕붕 떠나니겠지.


아까 만났던 초등학교와


축구를 하고 있는 아버지와 아이들.


골기퍼를 보고 있던 한 아이를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초저녁, 마산역으로 향하는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내일로 여행기 포스팅 계획
여행기는 이렇게 이어나갈 예정이다. 제목은 임시로 정해 보았다.

★시작하는 글 /  기차레일은 나무젓가락을 닮았다. 내 청춘은?
★1편 / 1일차, 점촌역에서 만난 명예역장 아롱이, 다롱이
★2편 / 1일차, 문경새재에서 만난 300년전 청춘
★3편 / 1일차, 옛길 박물관에서 만난 400년전 미라
★4편 / 2일차, 단양 도담삼봉과 함께한 청춘의 순간
★5편 / 2일차,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은 아버지 배처럼 따뜻하더이다
★6편 / 3일차, 부산 태종대에서 파도와 놀다
★7편 / 4일차, 밀양에서 만난(?) 전도연
★8편 / 4일차, 삼랑진역에 내려 청춘을 묻다
★9편 / 5일차, 마산과 통영에서 만난 두 따뜻한 사람
★10편/ 6일차, 순천만 노을에 청춘을 비추다
★11편 /닫는 글 / 마지막 여행지, 정읍 투영통닭 따뜻한 오마니 품속

내일로 여행 TIP 포스팅 계획

★내일로 여행, 티켓은 어디에서 끊을까? 각 지역별 혜택
★내일로 여행, 기차안에서의 TIP
★내일로 여행, 총 얼마들었을까?
★내일로 여행, 여행계획 짜는데 도움받은 사이트
★내일로 여행, 역마다 도장을 찍으며 즐기자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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