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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고시원에서 어김없이 너구리라면 봉지를 뜯었다.
냄비에 물을 부은 후 팔팔 끓였다. 그 다음에 라면을 냅다 넣었다.
4분여가 흘렀을까.
지글지글 보글보글 장단에 맞쳐, 라면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하루중 두번째로 즐거운 시간, 4분이다!
방으로 가져와
면발을 후르르 짭짭 먹었다.
그런데 거의 면발을 다 먹고 남은 건더기를 집어 먹으려는 찰나!!!
열심히 냄비 밑바닥을 후적거리고 있는 찰나!!!!
갑자기 라면국물에 동동 떠 있는 한 녀석과 마주쳤다.
열심히 먹다가, 정지했다.
녀석은 바로 나였다. 아니 정확히는 내 얼굴의 그림자였다.
나이지만 눈,코,입이 없어 '나'가 아닌 요상한 녀석, 바로 그림자였다.
설마 라면국물에 얼굴이 비칠까 궁금한 사람들은
라면국물을 빤히 들여다보라..
면발을 입에 한가득 물고, 콧물이 나올락 말락 거린 채
최대한 무표정으로 라면을 먹고 있는 당신의 얼굴 그림자를 발견할 것이다.
그러면 이상하리만치 울컥, 목이 메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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