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이강훈과 하얀거탑의 장준혁, 두 남자를 뜨겁게 하는 것
16화 브레인에서 이강훈 교수(신하균 분)는 많은 사람들앞에서 당당한 목소리로 힘찬 포부를 밝힌다. '대한민국 최고, 아니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이다. 남자를 남자답게 하는 것은 담대한 포부, 야망, 비젼이다. 16화에서 이강훈의 발걸음은 어느때보다 가볍고, 싱글벙글하는 순간이 제법 많았다. 그건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브레인 이강훈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
'조교수 이강훈'라고 쓰인 명패를 보고 강훈은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여기까지 힘겹게 왔다. 나는 아직 저런 카타르시스를 느껴보지는 못했지만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반사원에서 대리로 대리에서 과장으로 등등. 한 단계 한 단계 승진할 때의 기분은 왠지 모르게 신나고 힘이 솟구칠 것 같다. 간절히 바랬던 목표에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갈 때의 성취욕은 참 기분좋은 감정이다.
이 순간 강훈의 가슴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워지고 있다. 자기자신이 기울였던 열정을 '조교수'라는 자리로 보상받았고, 이제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비상하기위한 초석을 다졌기 때문. 이강훈이라는 한 남자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은 '최고의 신경외과의가 되겠다는 야망'이다. 마음 한 구석엔 김상철 교수를 실력으로 누르고 싶은 욕심 또한 자리잡고 있다.
하얀거탑 장준혁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것
위 장면을 보고 드라마 하얀거탑의 장준혁(김명민 분)이 생각났다. 드라마속에서 장준혁은 명인대 일반외과 부교수였다가 과장으로 승진했다. 그 과정에서 병원내부의 치열한 세력다툼이 있었지만, 장준혁에게 과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하얀거탑을 본 분들이라면 이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강훈이나 장준혁과 같은 이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병원 내부엔 강훈과 준혁과 같은 출세욕과 야망에 찬 이들이 많다. 기왕 시작한 거 보다 높은 자리, 최고의 의사가 되고싶은 욕구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경쟁하게 되고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야 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세계다. 그렇기에 야망을 쫓는 사람들의 가슴은 고독해지기 쉽고, 주변에 적이 많다.
이강훈의 훗날에도, 그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은 '야망'일까?
이강훈과 장준혁. 비슷한듯 하면서도 서로 다른 캐릭터다. 이강훈은 10년후쯤엔 여전히 야망을 채우기 위해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강훈의 미래는 여전히 야망을 채우기위해 고구분투하고 있는 장준혁의 모습을 닮아 있을 수도 있다. 예나 지금이나 환자를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의 욕심에 더 마음을 기울이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강훈은 훗날 인간애를 발휘하는 의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바로 16화에서 이강훈이 '연민' 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실의에 빠진 장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보려는 모습. 그리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준석의 모습을 보며 눈빛이 흔들리는 모습이 그것이다. '연민'은 누군가를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상대방의 처지와 감정을 생각하지 않고는 발휘될 수 없다. 나 자신의 욕망이 아닌 상대방의 욕망과 감정을 배려할 때, 인간의 내면은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강훈은 진정한 의사가 되는 과도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 강훈의 마음을 뜨겁게 하는 것은 '야망'이다. 하지만 나중엔 '환자'에 대한 배려와 환자를 치유시켰을때의 기쁨때문에 그의 가슴이 뜨거워지리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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