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2012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1개월이 좀 넘었네요. 수시에 합격한 학생은 지금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고, 정시에 지원한 학생들은 걱정반 설레임반일 겁니다. 각 대학별로 가전형은 1월2일~15일, 나군 전형은 (1월16일~26일),다군전형은(1월 27일~2월 3일)에 진행된다고 합니다. 최초합격자는 2월 3일에 발표된다고 하니, 운명의 순간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지금쯤 재수하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도 있겠죠? 아니면 아무 대학이나 가보자고 결심한채 놀기 바쁜 사람도 있을 겁이다. 제가 그랬던 것 같아요. 흑흑. 저는 현재 20대 후반인지라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한참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대학입시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당사자인 예비 대학생들은 그야말로 똥줄이 많이 타는게 사실이죠. 저는 세 번의 수능을 봤으나 그렇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어요. 그 지긋지긋한 걸 세 번 보니 토나오더군요. 다섯 번 여섯번 본 사람들 앞에서는 할 말 없지만...
재수 성공담을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재수 실패담을 쓸 수 밖에 없어 유감이네요. 여기서 '실패'라는 표현을 쓴 것은 제가 여러분이 가고싶어하는 소위 명문대나 적어도 인서울 좋은 대학을 못갔다는 뜻이에요. 당시는 그게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었으니까요. 그게 아니라면 실패는 아니겠지요?
지금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고, 올바른 진로선택을 위한 소중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수능을 막 보고나서는 그저 '실패'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네요. 큰 일이라도 난 것 같고, 내 인생은 이대로 나락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때는 어렸으니까요. 지금은 덜 어리지만요..하하.
어쨌든 왜 실패했는지 곰곰히 되돌아보니,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떠오르더군요. '이렇게 하니 실패하더라' 하나씩 살펴볼까요?
제가 재수혹은 삼수하면서 보고 느꼈던 것, 직접 경험한 것들을 추려본 것입니다.
1.집에서 혼자 공부하세요.
다른 사람이 재수학원에 등록할 때, 그냥 집 근처 도서관에 다니세요. 학원비 아끼고, 교통비 아낀다고 생각하세요. 물론 짧게 보면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 같겠지만, 길게 보면 아닙니다. 그래도 개의치 마세요. 공부할 때 하고, 하기 싫을 때 하지 마세요. 혼자 공부하면 마음대로 할 수 있겠죠. 고등학교때 강제로 공부하던 때보다는 좋겠죠?
2.여자를 가까이 하세요.
재수학원에 가면 이쁜 여학생들 많습니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이쁜 여학생들이 많죠. 남자인 이상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죠. 사계절중 봄이 되면 마음이 뒤숭숭해집니다. 그러면 여자친구 하나 만드세요. 재수시절의 유일한 낙이 여자들과 어울리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여름이 지나서야 느낄 것입니다. 수능 100일전이 되면 똥줄 탈 것입니다. 봄부터 그냥 공부만 할 것을 하고 말이죠. 그래도 개의치 마세요. 연애는 할 수 있을 때 해야된다는 인생선배들의 조언이 있으니까요.
3.인터넷, TV를 가까이 하세요.
보고 싶은 드라마, 하고싶은 게임 다 보고 다 하세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본다고 변명을 하세요. 그런데 한번 보기 시작한 드라마, 한번 하기 시작한 게임 다음주에도, 주말에도 또 해야 됩니다. 계속 TV앞에 앉으세요. TV앞에 앉아 공부할 수도 있잖아요? 한 손에 수능 기출 유형 문제집을 들고서 말이죠.
4.친구들과 술을 자주 마시세요.
친구가 부르면 다 나가세요. 공부도 좋지만 인간관계도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내일 공부하면 되지 하고 안일한 생각을 가지세요. 아직 수능보기 200일 넘게 남았으니까요. 술마시면서 대학생이 된 친구의 이야기도 들어보세요. 그 순간은 재밌습니다...?..
5. 가,나,다군 세군 데 다 상향지원하세요.
드디어 수능을 보고 대학에 원서를 넣을 때가 찾아옵니다. 두번째 보는 수능이라 긴장이 덜 될껍니다. 그런데 막상 가고싶은 대학 지원하려고 하니 점수가 너무 높지요. 그래도 상향지원하세요. 기왕이면 세군 데 다 상향지원하세요. 인생 뭐 있습니까. 욕심좀 부리세요. 운좋으면 추가합격까지 바라볼 수 있잖아요. 가고싶은 데 가야 후회가 없을 거 아닙니까. 세 군데 다 떨어지는 상황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6.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세요.
내가 가고싶은 과를 가지 말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세요. 남들이 많이 가는 과, 취업 잘되는과, 부모님이 갔으면 하는 과를 지원하세요. 명절이 되면 친척들이 귀찮게 물어보겠죠. 그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좋은 대학 혹은 어른들이 보기에 좋은 학과를 지원했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순간은 모면할 수 있어요. 물론 실제 대학을 다니다 보면 과가 적성에 안맞아 후회할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래도 개의치 마세요.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을 품고, 부모님에게 맞춰 드리세요. 몇 년후의 후회는 염두해 두지 마시고요...?...
위 행동법칙을 따라한다면, 여러분은 집에서 가까운 하천에 가서 소주한잔 기울이며 눈물을 찔끔 흘릴겁니다.
아니면...후회하면서 한 숨을 푹푹 쉬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눈물을 머금고 다시 재수학원 앞에 서있겠지요. 좋은 대학에 진학한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지기 시작하고, 한탄만 할 것입니다. 남자라면 군대 2년을 가야되니, 또 다른 걱정이 들겠지요.
대입재수에 실패하려면 위 행동법칙 6가지를 그대로 따라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설마 진짜 따라하고 싶은 사람은 없겠죠?^^
따라하지 말라고 써놓은 거니까요.
재수하게 될 여러분, 힘내세요. 대학입시, 재수, 삼수는 인생의 한 과정일뿐이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맞더군요. 대학이 전부가 아니다고 하는 선배님들의 말씀도 맞더군요.
그런데 막상 여러분들은 두렵고, 걱정도 되고, 심난할 것입니다. 어른들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을 거에요. 이것은 수십만 수험생들의 마음일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때 그랬으니까요. 위 행동법칙 6가지만 실천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대입재수에 성공할 것이에요.
저처럼 시골에서 자란 분들은 동네에 플랭카드가 걸릴 수도 있겠죠? 부디 건투를 빕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염두했으면 합니다. 귀에 잘 안박히는 식상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요.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인생에서 성공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 친구, 재수동기, 학교선배, 어른들의 말 종합해보니...-
'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 > 대학생활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업경영에 인문학을 접목시킨 사례 6가지 (14) | 2012.01.13 |
---|---|
20대 청춘을 자극하는 짐로저스의 12가지 인생조언 (11) | 2012.01.12 |
'사람'을 키보드로 빨리 쳐봤더니. (4) | 2011.11.29 |
성당 결혼식장에서 만난 이해인수녀의 시 제비꽃 연가 (4) | 2011.11.27 |
블로그는 삶의 이력서, 기록문화유산 (20) | 2011.11.2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