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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좌충우돌 취업이야기

[기억에 남는 면접질문] 가장 좋은 글이란 뭐라고 생각합니까?

by 이야기캐는광부 2012.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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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면접 에피소드입니다. 





2011년 하반기 공채에서 모 광고회사에 지원했었습니다. 광고수상경력도 없었고, 영어 점수도 없었던 저는 당시 용감하게(?) 카피라이터로 지원했었습니다. 그런데 운좋게 서류와 인적성까지 통과하고 면접장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운은 면접장까지만이었습니다.
 ^^;. 탈락했지요. 생애 첫 면접이어서 그런지 횡설수설을 남발했고,  광고분야에 대한 준비되지 않은 인상을 심어줬던 것 같습니다. ^^;

그래도 제게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면접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진행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지원자들을 아끼는 면접관들의 태도였습니다. 카피라이터를 지원한 저희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죠.

한번은 면접관님의 질문에 제가 정확한 표현으로 답하지 못하자, '카파라이터는 표현 하나 하나에도 정확성을 기해야 합니다'라며 애정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면접장을 나와서도 무엇인가 작지만 큰 배움을 얻어간 것 같아 좋았습니다.


또 면접장에서 받았던 다음 공통 질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공통질문 : "여러분들은 가장 좋은 글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면접은 총 4명이 함께 들어갔는데 한 분 한분 차례로 대답하고 세번째로 제가 대답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이렇게 말한 것 같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떠오르는데로 옮겨보겠습니다.

"저는 가장 좋은 글은 진솔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이나 훌륭한 작가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그들만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저희 어머니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진솔하게 쓴 글이 오히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경우도 있습니다....블라,,,블라..."


문장 하나 하나를 뜯어보면 제 답변이 무엇인가 논리정연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하하. 부끄럽네요. 좋은 글이란 것은 가장 평범한 사람도 쓸 수 있고, 그 평범한 사람이 진심을 담아 써낼 때도 좋은 글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나 봅니다. 

어찌 되었건, 대학을 졸업하고 하나의 화두같은 질문을 받은 것 같아 미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지금 시간이 좀 흘렀지만 아직도 혼잣말처럼 되뇌이곤 합니다.

'좋은 글이란 뭘까...좋은...글...좋은 글? 좋은 글.....좋은 글....'하고 말이죠.

그때 면접관님들이 왜 위와같은 질문을 던졌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건 아마도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기때문일 것입니다. 비록 인연을 맺지 못한 회사이지만 면접을 통해 소중한 가르침을 받아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더불어 함께 면접 본 다른 분들도 생각납니다. 제가 떨어진 까닭은 다른 우수한 지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겠지요.


함께 면접봤던 한분은 시조시인에 등단한 분이었는데, 자신이 쓴 담배와 관련된 시를 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다른 한분은 광고제 수상경력도 많고 광고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후자의 그 분은 매일 하루 1개씩 카피를 쓴다고 하셨습니다. 신호등의 세가지 색 불빛을 남녀연애의 삼각관계에 비유한 카피가 신선했습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저는 직감적으로 느꼈습니다. 저 두분들중 적어도 한분은 임원면접까지 올라가겠구나. 내가 면접관이라면 광고에 대한 열정이 보이는 저런 지원자들을 더 뽑겠구나하고 느꼈지요. 함께 면접을 보다보면 감으로 오는 것 같습니다. 면접관님들의 질문과 표정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하하.  

언제나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오고, 준비한 자만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탈락한 면접이지만 제 삶에 귀중한 질문을 던져주셨던 면접관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비록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또 다시 뵐 날이 있을 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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