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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일이 끝나고 고시원 제 방에 들어왔습니다.작은 창문은 굳게 다문 입술처럼 꾹 닫혀 있네요. 겨울밤의 찬 바람이 비집고 들어옵니다. 바람은 왜 모를까요. 이 공간에 들어오면 외로워진다는 것을. 그래도 비집고 들어옵니다. 저의 체온을 이불삼아 덮어줍니다. 책상앞에 앉으면 발가락이 시렵네요. 손가락들도 추워서 키보드위를 더 바쁘게 움직입니다. 츄리닝으로 갈아입고 옷을 두겹으로 입습니다. 이불을 넓게 펼쳐놓고, 침대를 살짝 데워 놓습니다.
어젯밤에 사먹은 '우유속에 코코아' 빈 깍이 붕어처럼 입 벌리고 있네요. 한 숨을 '푸욱~' 내 쉰 것 같아요.
부쩍 마른 지갑도 납작하게 배를 깔고 있습니다. 새끼 넙치같네요. 책들이 널브려져 있고, 그 옆에 벗어놓은 양말들이 생쥐들처럼 모여있습니다. 뱃속은 병든 닭 한마리가 살고 있어요. '꼬끼오 꼬끼오'가 아닌 '꼬르륵 꼬르륵' 울고 있네요. 부쩍 말이 없어진 핸드폰은 침대위로 던져놓았습니다. 책을 읽다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봅니다. 이불속에 파묻혀 번데기가 되었습니다. 형광등 스위치를 껐더니, 인도양 해저 밑바닥처럼 깜깜하고 깊은 어둠에 휩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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