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노트

국경을 넘는 방법이라고라? 나시카와 나카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1. 14.
반응형


국경을 넘는 방법 / 나사카오 나가오 지음 / 한경구, 이목 옮김

 국제화 시대에 국경을 넘는 일이 예사로 벌어 진다. 여행, 외교, 비지니스등 다양한 이유와 목적에 의해 국가를 넘나드는 일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 국경을 사이에 두고 다양한 인종, 문화 그리고 역사가 살아 숨쉰다. 반면 국경은 전쟁을 불러 일으켜 치욕과 증오의 역사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국경을 뛰어넘어 문화, 국민, 문명이 하나의 국가 또는 민족이라는 틀을 벗어나는게 가능할까?

더불어 과연 우리는 국경을 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가?라고 질문해 보고싶다. 이 책은 사회적 현상에 대한 분석보다는 '문화'와 '문명'이라는 단어의 역사적 기원을 살펴봄으로써 여기에 함축된 국민국가, 식민지,내셔널리즘등의 의미를 조심스럽게 읽어 내고 있다.

왜 일본은 서구문명을 받아들이고 식민지의 역사를 만들면서 아시아에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는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문명론의 개략'에서부터 '탈아론'으로까지 어떻게 그 생각을 넓히게 되었는가? 일본문화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그 일본문화라는 말 뒤에는 식민주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책은 일본에 유입된 서구의 '문화'개념이 어떤 식으로 너와 나, 우리와 그들, 문명국과 후진국이라는 이분법을 만들고 아시아 몇몇 국가에 대한 식민지배로까지 번지게 되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인의 인종적거리, 즉 국가에 대한 선호도 통계자료를 제시하면서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다시 읽기로 서두를 이 끌어 간다. 사이드가 말했던 서구에서의 '문명'의 의미를 탐구하면서 프랑스와 독일에서 각기 탄생한 '문명'과 '문화'라는 어휘에 함축된 의미를  추적해 나간다.

 또 수십년전 어느 백과사전에 '프랑스 문화'항목을 집필해 달라는 의뢰를 받았을 때 도달한 결론은 '프랑스에는 다종다양한 문화들이 있지만  '프랑스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이 문장에서 '프랑스'라는 단어와 '문화'라는 단어를 함께 붙여 쓰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가이름이 '문화'앞에 붙음으로써 '문화'라는 단어에 민족, 국가, 내셔널리즘, 국가주의의 색채가 담겨있음을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프랑스'라는 단어를 '일본'으로 바꿔치기해도 그 뜻이 성립한다.

 ''일본'에는 다종다양한 문화들이 있지만 '일본문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문화'에 포함된 민족, 국가, 내셔널리즘의 묵은 때를 벗어던질 수도 있지 않을까?

 저자는 종종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다문화와 글로벌제네레이션의 이면을 들여다 봄으로써 이 양자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아가 우리가 진정으로 서로의 국경을 허무는 방법까지도 넌지시 독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특히 국가와 국가간에 문화교류가 이루어질 때 여러가지 생각해 볼 거리를 제시해 준다.

 첫째, '문화'가 특유의 구조를 지닌다는 말은 문화가 하나의 가치 체계로서 다른 '문화'를 배제하고 수용한다는 의미이다. 국민국가는 문화의 배타적 측면이나 투쟁적 성격을 강화해 왔지만, 국민국가라는 틀을 벗어나더라도 문화적 접촉이란 두 가치 체계의 접촉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투쟁적이 측면이 있을 것이다.

둘째, 문화에는 구조와 체계가 있다 하더라도 언제나 교류와 수용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순수한 문화는 원리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셋째, 타문화와의 접촉은 늘 투쟁적 측면을 포함하고 있어서 문화의 역사가 수용과 변용의 역사라고 하더라도, 문화적인 접촉은 해당 문화체계애 완전히 들어맞지 않는 제 3영역을 잉태 할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장구한 역사를 통해 인류에 공통된 부분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 국경을 넘는 방법 p254~255 -


 

저자 | 니시카와 나가오
1934년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나 1960년 교토대학 문학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였다. 1965년 교토대학 문학연구과 박사과정 수료, 1967년에서 1968년까지 파리 르봉대학 유학. 1975년에서 1977년 파리 3대학 동양어동양문화연구소 강사, 1983년에서 1985년까지 몬트리올대학 객원교수. 현재 리츠메이캉대학 국제관계학부 특임교수이다.

저서로는 <미라노인 스탕달>,<현대 프랑스 생활 정경>,<프랑스 근대와 보나파르티즘>,<일본의 전후소설-폐허의 빛>,<국민국가론의 사정거리-혹은 '국민'이라는 괴물에 대해>,<유럽 통합과 문화,민족 문제- 포스트 국민 국가 시대의 가능성을 묻는다>,<다문화주의, 다언어주의의 현재-캐나다, 오스트렐리아, 그리고 일본>,<아시아의 다문화사회와 국민국가>,<세기전환기의 국제질서... [모닝365 제공]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