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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은행2452

[직딩라이프]월급통장 월급통장은 ATM기가 아니지만, ATM기를 닮았다. 누가 그렇게 돈을 빼가는 것일까. 돈 낼 것도 많다. 과연 월급통장이돈이 들어오는 곳인가나가는 곳인가 모르겄다. 코빼기도 안비치고 말도 안하고 이놈의 돈들은 대체 어디로 가는 걸까. 한달에 숫자가 쌓이고, 한달에 한 번 숫자가 먼지처럼 사라진다. 통장에 첫 월급이 꽂히던 날 심장 밑에서부터 차오르는 온기. 그 따뜻함. 머릿속을 떠나디는 사고 싶은 것들, 하고싶은 것들. 한 턱 쏘라는 주변의 외침. 터벅터벅 집에 돌아와 우편함을 보면 이런 생각. 가스요금, 수도요금 고지서. 그 사이에 홀라당 빼가는 대출이자. 돈을 뺏기는 기분. 슝슝슝. 슝슝. 슝.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월급통장에서 나는 소리여. 이게 다 업보지. 대학교 학자금 대출, 아껴.. 2015. 5. 21.
[대전독서모임] 운영자는 매번 가슴을 쓸어내리고 아버지는 고등학교때 내 책들을 불지르려고 하셨다.이놈의 새끼가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어믄 책만 읽는다고.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보니 그것도 나름 공부였다.어떤 아이디어가 번뜩번뜩 떠오를 때는 평소의 독서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제 버릇 남 못 준다고. 나는 3년전부터 라푸마둔산점 2층 산책여행문화센터에서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항상 독서모임을 주최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어매..이번에는 얼매나 오실랑가.." 조마조마하며 한 분 한 분 기다린다. 많이 오시는 날이라는 입이 귀에 걸린다. 물론 얼굴 표정에는 살짝 미소만 띄운다. 덤덤한 척.마음속으로는 기분 째진다. 18일에도 독서모임을 열었다.두달간 열지 않다가 오랜만에 연 모임.예상대로 조촐한 모임이었다. 주제는 '최근 재밌게 읽은 책을 부탁해' 참 .. 2015. 5. 20.
[직딩라이프]퇴근 후 하는 것 퇴근 후 하는 것.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간다. 버스를 갈아탄다. 뚜벅뚜벅 걷는다. 집 문을 열고 들어간다. 침대를 발견한다. 옷을 벗는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디비 누워서. TV를 켠다. 이불속에 파묻힌다. 좀 보다가 끈다. 디비 잔다. 불 끄러 가는 1m가 귀찮다. 디비 잔다. 쿨쿨쿨. 눈을 뜬다. 아오 씨. 다음 날이다. 퇴근 후 시간은 빛의 속도. 2015. 4. 14.
퇴근이 가까워 올때 퇴근은 '학교 종이 땡땡땡'이다. 아싸, 소리가 절로 나오니까. 2015. 4. 14.
인연 '인연'은 누구의 말처럼 정말 하늘에 날리는 '연'인가 보다.실을 끊어 먹고 연을 날려먹기 여러번.인연을 날려먹기도 여러번.인연은 바람처럼 스쳐가는 것.비록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이보다 더 인연을 설명해주는 것이 또있을까.인연은 소중한 것.이도 비록 평범한 표현이지만인연을 이처럼 잘 표현해주는 말이 또 있을까.인연을 찾는다.우리는 누구나.잃어버린 인연을 되찾기도, 새로운 인연을 찾기도.둘 다 어렵다. 봄인데 아직 바람이 차다. 2015. 3. 11.
꽃샘추위 바람이 불고 춥다. 봄이 냉가슴을 앓고 있네. 꽃망울을 어떻게 터트릴까하는 고민일까. 바람이 봄을 물어 뜯는 것 같다. 그러지말고 부드럽게 물어보지. 새싹과 꽂잎이 세상에 나올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봄을 시샘하는 추위. 꽃을 시샘하는 추위. 바람이 불고 추워. 고향 정읍에는 한때 눈발이 휘날렸다고 한다. 2015. 3. 10.
글쓰는 것 하얀 사막위를 걷는 것. 펜없이 모래바람을 맞으며 걷는 것. 그럼에도 한 마리의 낙타처럼 뚜벅뚜벅 발자국을 남기는 것. 발자국은 다름 아닌 상념, 문장, 단어. 2015. 3. 5.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독서노트 제주도. 학창 시절 수학여행지다. 그때 뭘봤는지 기억은 잘 안난다. 배를 타고 갔고, 섬에 내렸고, 한라산 언저리에서 맴돌았지. 결혼하면 신혼여행을 위해 제주도에 갈지도. 그렇게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섬은 두루뭉실한 존재였다. 그러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주도 편'을 읽고 든 생각은. 한 팔 뻗쳐. "제주도야~!! 미안하다~!!!" 다랑쉬오름, 용천동굴, 만장굴, 용눈이오름, 해녀, 돌하르방.... 제주도가 간직한 자연과 사람, 그 풍성한 이야기에 매료되고 말았다. 특히 2007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도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이야기는 제주도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줬다. 다음은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앞서 세계자연보전연명이 작성한 제주도 실사보고서중 일부를 옮긴 것이다. "제주도는 120만 년.. 2015. 1. 31.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독서노트 책 박웅현 씨의 창의적인 사고와 날카로운 안목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다음은 책속에 등장했던 인상깊었던 글귀를 무작위로 옮겨 적은 것이다. -------------------------------------------------------------------------------------------------------------------------- 1. 도종환의 시 '봉숭아'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끝마다 핏물이 배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 .. 2015.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