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눈물8 [박범신 소설 당신 밑줄긋기]눈물겨운 낱말, 당신, 통닭 "가슴이 마구 무너진다. 당신, 이란 말이 왜 이리 슬플까.함께 견뎌온 삶의 물집들이 세월과 함께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눈물겨운 낱말이다.그늘과 양지, 한숨과 정염, 미움과 감미가 더께로 얹혀 곰삭으면 그렇다, 그것이 당신일 것이다."-소설 '당신' 267쪽- 작가 박범신의 신작소설 '당신'에 나오는 문장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눈물겨운 낱말은 '통닭'이다. 통닭을 먹으며 목이 메어온 적이 있다. 20여년 동안 통닭가게를 운영하던 어머니. 뜨거운 기름에 수백번 데였을 어머니의 손등. 조그마한 닭장에 갇혀 닭처럼 두 발로 서서 쉼없이 일하신 어머니. 여느때처럼 어머니가 튀겨준 통닭을 맛있게 먹고있는데..어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애잔한 눈빛. 삶의 그늘이 드리워진 눈. 마주치는 순간. 닭다리, 그 부드러운 .. 2015. 11. 5. 슬픔찌개 김치찌개는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슬픔은 눈물로 간을 맞춘다 2014. 2. 11. 눈물가뭄 눈물가뭄 어머니의 눈물샘엔 가뭄이 들지 않는구나논에 물을 대듯이당신의 척박한 삶에 눈물을 대는구나무엇을 키우려는 것인지무엇을 자라나게 하려는 것인지슬픔만 키우는 것은 아닌지어머니의 눈물샘에 가뭄은 들지 않는구나 그런데 왜 어머니 속은 언제나 쩍쩍 갈라지는 것일까술한잔 하시지 못하고물한컵 들이켜도 풀리지 않는 속눈물만 꾸역꾸역 삼키시는구나어머니의 가슴엔 가뭄이 들지 않는구나당신의 삶에 눈물가뭄 한 번 들었으면 좋겠네 2014. 2. 11. 설문조사 아르바이트하다 만난 할머니의 눈물 한 방울 한 달 전 설문조사 아르바이트를 위해 OO읍 전통시장을 찾았다. 지역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및 계획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설문조사였다. 주력 산업이 쇠퇴하고, 인구유입이 안되고, 고령화가 심해지면서 활력을 잃어버린 곳이었다. 역시나 설문조사를 하러 다니다보니 60세 이상의 노인분들이 많이 계셨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설문조사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이내 응해주셨다. "눈이 잘 안뵈~못하겄어."라고 말하시면, "제가 또박또박 읽어드릴게요. 선택만 해주시면 됩니다."하며 걱정하지 마시라며 안심시켰다. 눈이 잘 안보이시니 내가 직접 하나 하나 읽어드리며 설문조사를 한 장 한 장 채워갔다. 설문조사용지와 볼펜 몇 자루가 담긴 종이가방을 달랑거리며 그릇집, 옷집, 식당 등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계세요~! 어.. 2013. 3. 4. 고시원에 살고 있는 정수기 고시원에서 공용으로 쓰고 있는 정수기는 왼쪽으로는 따뜻한 눈물을 흘리고, 오른쪽으로는 차가운 눈물을 흘린다 고시원 사람들은 정수기의 눈물로 컵라면을 끓여먹고, 목을 축인다 고시원에 있으면 가끔씩 가슴이 울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정수기, 정숙이, 정숙이, 정숙아 어느 시골 초등학교 옛 동무의 이름같은 그 이름 정수기는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몇 번씩 운다 누군가 좁은 방에서 잠을 청하다가 정수기 물을 마시러 나온 것이겠지. 정수기는 자기 앞에 선 고시원 사람들의 사연을 하나 하나 마주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거겠지. 2012. 2. 23. 통닭은 닭보다 슬픈 동물이다 흐흐…정말 맛있다!! by Meryl Ko 통닭은 닭보다 슬픈 동물이다. 날지 못하는 닭이 기름에 튀겨지면 통닭이기 때문이다. 통닭은 목이 잘린 채로 기름통에 들어간다. 더이상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잃은채, 뜨겁게 튀겨진다. 그 끓는 기름에 어머니의 얼굴이 비친다. 터지는 눈물도 튀겨지고야 마는 곳. 눈물도 뜨겁게 튀겨지고야 마는 곳. 그래서 가끔씩 손님들로부터 전화가 온다. '사장님, 통닭이 짜네요.....' 어머니는 거듭 죄송하다고 말한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나는 왜 통닭이 짠지 안다. 그 중의 반은 어머니가 간을 잘못해서이고, 그 중의 반은 어머니의 눈물도 함께 튀겨졌기 때문이다. 2011. 1. 11. 어머니의 눈물은 TFT-LCD를 닮았다 이 글은 먼저 LG디스플레이 블로그에 실렸음을 알려드립니다. http://blog.naver.com/youngdisplay/60114935800 곧 있으면 문득 고향이 그리워지는 추석입니다. 대학교를 다니느라 타지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갑자기 어머니가 보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어머니를 떠올리면 왜 우시는 모습이 생각나는 걸까요? 어머니께서 언제 한번은 '사는게 왜 이리 힘드냐'며 전화기에 대고 흐느껴 우신 적도 있었습니다. 그게 자꾸 가슴에 걸렸습니다. 제가 살면서 어머니가 눈물 흘렸던 순간을 지켜본 결과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어머니의 눈물은 때론 액체가 아니라 고체다!' 자식과 남편 그리고 시어머니 때문에 흘렸을 어머니의 눈물은 액체와 고체 두 가지 특성 모두를 지녔다고 말이지요. 어머니는 어떨 때.. 2010. 9. 15. 눈물은 슬픔을 이고사는 달팽이 눈물, 너는 한없이 슬프다가 흔적 없이 지워지는 삶. 높은 곳이 아닌 가슴 깊은 곳에서 쏟아지는 별똥별. 목까지 차올랐다 꾹 참고 돌아 서는, 마음 옆에 슬픔을 이고 사는 달팽이. 그 슬픔에게 별을 보여주고 싶어 쏘아올린 우주선. 2010. 8.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