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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9

마지막으로 낀 주유소 장갑이여, 잘 있거라! ▲ 주유소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에 낀 장갑 11월 7일, 주유소 저녁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정든 주유소를 떠났습니다. 마지막 날 밤 집에 돌아와서 주머니를 살펴보는데 이 녀석이 들어있더군요. 바로 제가 주유소 알바를 하면서 마지막으로 낀 장갑이었습니다. 저를 따라오고 싶었는지, 아니면 그저 우연인건지 제 방까지 오고 말았네요. 휴지통에 버렸다가, 다시 녀석을 꺼내 이 글을 씁니다. 지난 시간들이 생각나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더라구요.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니,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습니다. 부모님께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아 시작한 아르바이트를 막상 그만두니 다음 달 생활비가 또 걱정입니다. 학업에 지장되지 않게 주말에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알바하며 깨달은 것 : 세상은 혼자.. 2010. 11. 10.
때 낀 주유소 장갑은 우리네 인생을 닮아 있다 위 사진은 내가 어제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낀 장갑이다. 아이폰으로 찍었다. 5대 정도의 차를 받았더니 벌써 때가 탔다. 원래는 백조만큼이나 하얀 색깔이었는데 기름때가 묻어 까맣게 변했다. 승용차보다는 트럭에 기름을 넣을 때 많이 더러워진다. 트럭의 주유뚜껑은 밖으로 노출되어 있어 때가 많이 타기 때문이다. 새벽 12시 15분,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지금 막 집에 들어 왔다. 오늘 따라 유난히 사진속 장갑이 생각났다. 때 낀 장갑을 들여다보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하나, '인생이란 것도 이 장갑처럼 서서히 때 묻는 것이 아닐까....' 때묻지 않았던 시절은 뒤로 가고, 이젠 서서히 나의 인생도 때묻기 시작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 탄 장갑은 통속에 던져놓고, 나중에 한.. 2010. 10. 19.
주유소 주유기는 사람을 닮았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주유기들도 사람을 닮았다는 걸 말이지요. 과연 어떤 점에서 사람을 닮아 있을까요? 그건 바로 주유기마다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삶을 꾸려나가고 있듯이요. 이 글은 9개월동안 주유소 알바를 하며 느낀 주유기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희 주유소는 주유기가 총 12개 인데, 모두 15년 이상 한 자리를 지켜온 녀석들입니다. 저보다 짬을 한 참이나 더 먹은 선배(?)들이지요. 같은 곳에 있지만, 저마다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1번 주유기입니다. 숫자 1을 달고 있지만 이 주유기의 삶이 1등은 아닌 것 같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지만 주유소에서는 예외입니다. 이 1번 주.. 2010. 9. 26.
주유소아르바이트생이 본 브라이언 트레이시 자기계발 강연 다큐 '저는 주유도 잘 못했어요. 못한다며 쫓겨났으니까요'라고 자기계발 강연의 대가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말합니다.현재 저는 주유소 아르바이트생이기 때문에, 그가 이런 이야기를 하자 마자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니 그 유명한 트레이시가 고작 그것때문에 쫓겨났을까하는 의아심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건 사실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도록 하죠. "저는 주유도 잘 못했어요. 못한다며 쫓겨났으니까요.." "어떻게 주유도 못하냐?"그러더군요." "할머니도 하는 걸 어떻게 그렇게 못할 수 있죠?" "그래서 결국 쫓겨났습니다." -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자기계발 다큐멘터리 中 - 청충들도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생인 저로서는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에 주유일을 배울때는 많이 혼났.. 2010. 7. 31.
주유소 알바를 하며 찍은 하늘 사진을 살펴보며 주유소 알바를 한지도 어느덧 6개월이 되었습니다. 휘발유 구멍은 왼쪽에도 있고, 오른쪽에도 있고, 뒷범퍼위에도 있으며, 바퀴윗부분 본넷 윗부분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왼쪽아니면 오른쪽에 있는 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주유소에서 가끔씩 들리는 빨간색 페라리자동차는 주유구가 왼쪽에 있더군요.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무슨 일을 하든 배우는 게 한 두가지씩은 있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깨달은 사실은 이거죠. "참, 시간은 휘발유를 닮았구나"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주유를 할 때 간혹가다 휘발유를 떨구는 경우가 있는데 한번 떨어진 휘발유는 다시 주워담을 수 없지요. 한번 쓴 시간도 다시 되돌릴 수없구요. 게다가 자동차가 달리기 위해서는 휘발유가 필요한데,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함을 .. 2010. 7. 31.
주유소 알바를 하면서 내 몸에 재밌는(?) 변화가 일어나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한지도 4개월이 다 되간다. 학교를 다니면서 용돈벌이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 몸에 재밌는(?) 변화가 일어났다. 첫째, 주유소안에서 앉아있다가 자동차 라이트를 보면 내 몸이 자동적으로 반응해 용수철처럼 튀어오른다. 차가 라이트를 번쩍이면서 주유소안으로 들어오면 뛰쳐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참 재밌는(?) 현상이다. 사람의 적응력은 놀랍다. 빛의 속도와 맞먹는 내 신체의 반응속도. 둘째, 학교 가는 길에 자동차가 지나다니면 주유 구멍이 어딘지 살핀다. 두개의 눈이 자동적으로 자동차의 주유구를 찾게 된다. 이것은 일종의 아르바이트병인가보다. 셋째, 차를 딱 본 순간 '저 차는 경유차야, 저 차는 휘발유차야'하고 혼잣말을 한다. 일종의 강박증(?) 비슷한 .. 2010. 4. 7.
주유소 아르바이트 떠나기 10분전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떠나기 10분전이다. 오늘도 자전거 타고 아르바이트하러 떠날 것이다. 오늘은 주유소에 어떤 손님들이 찾아올까? 주유소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유형은 크게 세가지 이다. 첫번째 유형 : 매너좋은 사장님 형 이런 유형의 고객들은 대게 인상이 좋다. 입가에 미소가 감돌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존댓말로 주유원을 존중해준다. 나이가 지긋하신데도 말을 높여 말해 주실땐 화장지 하나라도 더 드린다. 이게 서로 존중하는게 사람사는 세상 아니겠는가? 두번째 유형 : 다짜고차 반말하는 고객형 이런 유형의 고객들은 대게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한다. 그래 다 참을 수 있다. 다만 아르바이트생인 내게 '야'하고 부르지 마시기를. 이거 당해보면 상당히 기분 나쁘다. 세번째 유형 : 요거 쓰는데 벌써 10분이다. .. 2010. 3. 28.
시간은 휘발유다 요새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시간에 대해 생각합니다. 시간은 참 휘발유와 같나봅니다. 그냥 바닥에 떨져 증발해버리거나 누군가의 삶에 가득채워져 그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거나..둘중에 하나거든요.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자동차들이 휘발유를 가득 싣고 거리를 달립니다. 많은 사람들 역시 저마다의 시간을 가득 싣고 거리를 오고 갑니다. 사람은 시간이 다 떨어지면 어디로 가야할까요? 시간 주유소는 세상에 없습니다. 어디서 증발해버린 시간을 채울 수 있겠습니까? 거리에 내 앉아 시간을 구걸할 수도 없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2010. 2. 26.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나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니..... 요새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국산차에서부터 외제차까지 주유소를 거쳐가는 차들은 다양하다. 그 차에 타있는 손님들 또한 가지각색이다.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사람, 처음부터 반말을 찍찍 갈기는 사람, 정말 설레이는 미모의 아름다운 여성분, 가족끼리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중인 것같은 모습들, 인상을 찌푸리며 거칠게 말하는 사람들, 인사성이 밝은 사람들, 아직 앳되어보이는 20대 초반 청년들, 단골손님들, 커피 한잔을 달라고 하는 손님, 안경을 쓰신 손님, 귀티나는 손님 등등. 실로 주유소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이처럼 다양하다. 정확히 말하면 사람의 겉모습이란 이처럼 다양한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저 겉모습일 뿐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 겉모습에 속단을 내리고, 편견을 가지기도 한다. '저 사.. 2010.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