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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과 박래부가 맨땅을 맨발로 돌아다니자는 마음으로 기록한 문학지도. '제비는 푸른 하늘 다 구경하고-김훈, 박래부의 문학기행 하나'를 펼치고, 읽다가, 262쪽에 이르러 무언가 가슴 한 구석에 눈물이 젖어드는 것 같았다. 이 느낌의 정체는 뭘까.
'청개구리가 나무에 앉아서 운다 / 내가 큰 돌로 나무를 때리니 / 뒷다리 두 개를 펴고 발발 떨었다 / 얼마나 아파서 저럴까? 나는 죄될까봐 하늘 보고 절을 하였다.'
놀이가 마땅하지 않는 산골 아이가 무료에 겨워 무심히 장난질 한 뒤의 놀람과 후회의 마음이 아름다운 감수성으로 전해지는 이 시의 필자는 당시 3학년이던 백석헌군이다.
산문집 '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에서의 그는 버섯의 일종인 '후래기'를 무섭고 깊은 산에서 딴 후 그 돈으로 소주 한 병을 사 가지고 한문 배우던 선생님에게 인사를 가기도 한다. 순수하고 착했던 그는 그러나 성장한 후 신생(新生)을 꿈꾸며 부산 지역으로 떠났다가 좌절 끝에 자살하고 말았다.
-2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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