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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독서노트

by 이야기캐는광부 201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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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학창 시절 수학여행지다. 그때 뭘봤는지 기억은 잘 안난다. 배를 타고 갔고, 섬에 내렸고, 한라산 언저리에서 맴돌았지.


결혼하면 신혼여행을 위해 제주도에 갈지도. 그렇게 제주도라는 아름다운 섬은 두루뭉실한 존재였다.


그러나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주도 편'을 읽고 든 생각은. 


한 팔 뻗쳐.


"제주도야~!! 미안하다~!!!"


다랑쉬오름, 용천동굴, 만장굴, 용눈이오름, 해녀, 돌하르방....


제주도가 간직한 자연과 사람, 그 풍성한 이야기에 매료되고 말았다.


특히 2007년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도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의 이야기는 제주도의 가치를 새삼 일깨워줬다.


다음은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앞서 세계자연보전연명이 작성한 제주도 실사보고서중 일부를 옮긴 것이다.


"제주도는 120만 년 된 순상(방패모양) 화상으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연속적으로 분출되고 퇴적되어 방패 모양의 완만한 대지를 형성하고 있다. 제주도는 수중 대륙붕 위에서 발생한 수성 마그마성 분화의 결과로 처음 생성되었고 이후 360개의 단성화산(오름)에서 분출된 현무암질 용암이 그 위로 쌓였다. 그리고 현무암질 용암이 관 모양을 만들면서 광범위한 규모의 용암동굴을 형성했고, 현재까지 120개의 용암동굴이 알려져 있다."


다음은 제주도의 용암동굴이 왜 높은 가치를 지녔는지 알려준다.


"우리 실사단 대부분은 제주도의 가장 중요한 자연적 특질은 용암동굴이라고 생각한다. 길이 7킬로미터가 넘는 용암동굴은 제주도의 만장굴을 포함해 세계에 단 12개 만이 존재한다. 게다가 만장굴은 부근의 김녕사굴 및 용천동굴과도 이어져 13킬로미터 이상의 단일 통로를 형성하고 있다.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에도 용암동굴이 여러 개 있으나 전체적인 규모나 상태, 접근성 측면에서 모두 제주도에 필적할 만한 것이 못된다. 캄차카 및 갈라파고스 제도의 순상화산은 규모도 더 작고 용암동굴 등의 부차적 지형을 다양하게 보여주지 못한다.(...)

단적으로 말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전세계 용암동굴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며 중요도가 높다."


이쯤되면 수박 겉핥기 식으로 제주도를 바라 보기가 정말 미안해진다. 나이로 따지자면 나보다 수십만 살 더 많으니 죄송하다고 표현하고 싶을 정도니깐.


그리고 이 책을 읽고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겼다. 제주도의 용암동굴은 물론이오 한라산 백록담, 추사 김정희 유배지, 제주마 방목장, 다랑쉬오름.


그중에서도 한라산 백록담은 늘 아쉬움의 대상이었다. 학창시절 수학여행 때는 백록담에 오르는 것을 통제해서 멀리서 올려다보기만 했다. 그때 한라산 꼭대기는 하얀 안개에 휩싸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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