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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에세이/직딩라이프

투영통닭과 2015 체인지온의 추억


결코 잊지못하는 네 글자. 투영통닭.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설명절때 정읍에 내려갔더니 투영통닭의 흔적은 사라져있었다. 연지아파트 신축공사로 철근 구조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내 청춘의 8할이 통닭이다. 부모님은 통닭가게를 통해 누나와 나를 먹여 살리셨다. 대학까지 보냈다. 통닭은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는 닭은 깃털대신 튀김옷을 입는다. 뜨거운 기름에 튀겨진다. 통닭이 된다. 가슴 아픈 삶이다. 

문득 통닭은 어머니의 삶을 투영하는 미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통닭가게를 지나다 굴뚝(?)으로 새어나오는 후라이드 치킨 냄새를 맡으면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한 장면처럼. 냄새로 과거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만든다. 어머니의 손등, 뒷모습, 통닭 비닐봉지를 든 아버지의 옆 모습. 부모님의 고된 모습이 떠오른다. 

지난해 11월 2015 체인지온 오픈세션에서 '통닭은 어머니의 삶을 투영하는 미디어'를 주제로 발표했다. 오픈세션은 전문 연사가 아니더라도 일반 참가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공유 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다. 이날 일상이 곧 미디어라는 것, 일상의 소중한 이야기들이 기록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그 '이야기'는 어머니나 아버지, 친구처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긴장했는지 말하면서 주술관계가 틀어지고, 할 말을 여러 번 빼 먹기도 했다. 특유의 약장수 목소리 톤과 몸을 건들거리는 버릇은 여전했다. 그럼에도 후회는 없었다. 재밌고 값진 경험이었다. 내가 말하고자 했던 것들이 마음으로 전해졌을 것이라 믿는다. 

p.s 이날 현장에서 격려와 응원을 해준 다른 오픈세션 참가자들을 비롯해 친구 KJW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사진출처 : 다음세대재단 http://www.flickr.com/photos/daumfoundation



사진출처 : 다음세대재단 http://www.flickr.com/photos/daumfoundation



사진출처 : 다음세대재단 http://www.flickr.com/photos/daumfoundation




2015 체인지온 발표 동영상 모음 : http://changeon.org/189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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