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청춘 에세이/직딩라이프

가을, 자취하는 직딩의 풍경

by 이야기캐는광부 2016. 10. 3.
반응형



1.

이번 주말도 역시나

축 늘어져 씽크대 드러운 그릇을 바라보고 있는 고무장갑처럼
게으름도, 몸도, 뱃살도 고무장갑처럼 늘어나는 늘어지는. 늘어졌다.


2.

무심코 밥통을 열었는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밥하기 귀찮다
콘센트를 빼놓은지 꽤 됐다
밥통이 하나의 세상이라면
밭통뚜껑이 하늘이고
그걸 열면 쌀밥 눈 내린 풍경이
내려다보이고
그 안에 넉넉한 온기가 도는
계절이 들어있으면 좋겠다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
초인종이 울리고
그제서야 화들짝 가을을 느낀다.
형광등 불빛 아래
음식 씹는 소리 쩝쩝
홀로 가득하여라




3. 

10월 3일, 휴일이 끝나가는 시점.

내 마음에서

수많은 계절이 만나고 헤어지는구나.


반응형

'청춘 에세이 > 직딩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취 직딩의 외로움에 대하여  (0) 2016.11.03
반복  (0) 2016.10.23
내가 없어도 지구와 직장은...  (0) 2016.02.20
투영통닭과 2015 체인지온의 추억  (0) 2016.02.14
[직딩라이프]월급통장  (662) 2015.05.2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