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이빨을 드러내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시커먼 그림자. 이름모를 흑인이었다. 장소는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한복판. 두오모 성당 근처.
해외여행 초짜인 나는 이 녀석들이(두 명이었다) 친근한 표정으로 다가오길래 별 거부감이 없었다. 인사하려나보다 했지 ㅋㅋ. 흑인 한 명은 나의 왼쪽에, 또 다른 한명은 나의 오른쪽 45도 뒷편에 위치했다. 뭔가 이상하긴 했으나. 흰 치아를 드러내며 싱글벙글하길래 외국인이 신기해서 그런가보다 했다.(내가 멍청했다. 순진했다. 해외여행 초짜다웠다.ㅋㅋ)
그때였다. 왼쪽에 있던 흑인이 내 왼쪽 팔목을 잡았다. 그리고 자기손에 감아놨던 오색실을 푸는 게 아닌가. 그리고는 그 실을 나의 손목에 척. 무슨 수갑채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매듭을 짓는다. 이거 뭐야. 어라. 이미 늦었다. ㅋㅋ. 당한 것이다. 실을 채우고 돈을 요구한다는 어느 블로거의 후기가 뒤늦게 생각났다. 뻔뻔한 흑인들의 행동에 당황. 이렇게 당하는구나.ㅋㅋㅋ. 나 같은 사람 분명 있을 것이다. ㅋㅋㅋ.
이 흑인들의 그 다음 행동이 가관이다.
"원 머니, 원 머니"
팔찌를 줬으니 돈 달란 소리다. 이 개쉐이들이 내가 언제 팔찌를 달라고 했나. 이 개쉐이들! 흑인이 나의 왼쪽 귀에 속삭인다. 두툼한 입술로 계속 속삭인다. 돈 달라. 돈 달라. 이 자식들이 또 키가 커서 나를 내려다본다. 무슨 내리 꽂아 보는(?) 느낌이다.
오른 쪽에 있던 흑인은 더욱 가관이다. 내 오른쪽 손등을 꼬집기 시작한다. 한 녀석은 돈 달라고 속삭이고, 한 녀석은 손등을 꼬집고. 이 자식들 참 웃긴 녀석들이다. ㅋㅋ왕 짜증. 계속 꼬집으면 내가 돈 줄 줄 알았나보다. ㅋㅋ1유로 꺼내서 던지고 싶었다.
한 대 때리고 싶었다. 이 녀석들이 키가 커서 오히려 때리면 내가 맞을까봐 참았다. ㅋㅋㅋ몇 걸음 걸었을까. 드디어 구세주가 나타난다. 여행 가이드와 같이간 일행들.
여행가이드가 그냥 무시하라고 알려 준다. 그래도 이 흑인들은 끝까지 따라온다. 귀찮을 정도다. 이 때가 고비다. 귀찮아서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돈을 꺼낼까 말까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더 참아라. 그냥 무시해라. 그래도 흑인들이 끝까지 돈 달라며 따라오더라. 또 무시해라. 그리고 강하게 대응해야한다.
"노 터치, 노 터치."
^^; 팔을 뿌리치고 강하게 말했다. 옆에서도 도와준다. 놔 이 새끼들아~~~~~~~. 손을 뿌리쳐준다.
드디어 탈출. 이 놈 안되겠다 싶었는지 흑인들이 떨어져 나갔다. 결국 무시가 답이다. 그런데 혼자 여행하고 있다가 이런 일을 당한다면 속수무책일 듯하다. 거구의 흑인이 따라오면서 돈 달라고 하니 참 쫄리더라.
나같은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팔찌를 채우려는 흑인들을 미리 조심하는게 좋다. 눈도 마주치지 말고, 손을 뿌리치고, 그냥 무시하고 갈 길을 가시길.
그러다 보면 아름다운 밀라노 두오모 성당과 만나게 되리니...
여기서 방심했다가 이번엔 새 모이를 주고 돈을 달라는 사람과 맞딱드리게 되니. 이 녀석도 삥(?)을 뜯으려고 나를 관찰하고 있었을 듯. ㅋㅋ다음 시간에 이야기를 들려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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