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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독서노트(560)대만의 디지털민주주의와 오드리탕

by 이야기캐는광부 202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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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북저널리즘 / https://www.bookjournalism.com/contents/35047/chapters/35151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 — 북저널리즘 - 젊은 혁신가를 위한 콘텐츠 커뮤니티

대만의 시빅 해커들은 민주주의를 사회적 기술로 간주한다. 누구나 참여해 더 좋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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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 따른 네트워크 편향성도 가세했다. 이 부분은 잭슨 교수의 《휴먼 네트워크》에 잘 나온다. 그에 따르면 네트워크를 통한 연결 효과는 다양한 사람들을 이어 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에게 이끌리는 동종 선호가 작동하면서 집단의 분열과 의견의 양극화, 불평등의 영속화를 낳는다. 여기에 인터넷 기업들은 그런 부정적 경향을 부추겨 이익 극대화에 활용하거나 ‘중립’을 내세워 방관했다.

그 결과 현재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용도를 보는 우리의 시야도 일면적으로 좁아진 상태다. 우리는 사이버 공간을 현재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대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형태로만 보려는 프레임에 갇혀 있다. 실리콘밸리의 선점 기업들이 쳐놓은 사이버 공간의 울타리 안의 구조와 방식에 익숙한 나머지 무의식 중에 디지털 도구와 사용 방법을 그들의 영리에 의해 부여된 가치와 목적으로만 묶어서 보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는 것은 기술의 잠재력을 편향되게 보고 긍정적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금까지 대체로 그래 왔다. 우리는 다른 가능성에 눈을 뜰 필요가 있다. 활자 매체인 책이나 신문이 단순한 자본의 도구가 아닌 것처럼 웹도 마찬가지다. 쓰기 나름이다. 어떤 가치도 목적도 채워 넣을 수 있다. 누가 관리하고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렸다. 사이버 공간의 규칙인 코드도 다를 바 없다. 기업의 숨은 코드를 문제 삼기만 할 게 아니라 공적인 용도의 코드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종이가 20세기 조직의 매체였다면 디지털 기술과 웹은 21세기 사회 조직에 사용되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대만의 앞선 실험은 대의제 선거 민주주의에 중대한 의미가 있다. 인터넷 이전에 고안된 대의제 민주주의는 수많은 사람의 의견을 직접 묻고 들을 수 없다는 현실적 한계에 따른 타협책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언제든지 모든 사람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사실상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매일같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의사를 표현하고 교환하고 퍼뜨린다. 광장에 모이지 않고도 인터넷을 통해 의견을 확인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드리 탕은 이런 변화를 두고 대표(representativeness)가 재현(representation)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전까지 정부나 국회의 정책 입안과 입법 과정은 엘리트주의적이었다. 관료가 주도하거나, 소수 자문단 중심으로 제한적으로만 공개된 절차 속에서 진행되었다. 일반 국민은 무엇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과거에는 아날로그 기술 기반에 따른 행정 체계상 불가피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협업 툴을 활용한 아이디어 모집과 개선, 협업 방식의 업무 진행은 일반 사기업에서 이미 표준에 가까운 관행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매스 셀프 커뮤니케이션의 증가는 민주주의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소셜 플랫폼을 통한 개인의 연대는 사회 변화의 추동력이 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권력이 물적 우위를 토대로 백성을 감시해 왔지만 이제는 소셜 플랫폼을 발판으로 백성이 권력을 수시로 감시한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민주주의의 증폭이냐 독재의 증폭이냐가 갈리게 된다. 마누엘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터넷으로 가능하게 된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공유지를 보존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네트워크 사회의 권력자들이 상업화되고 정책화된 네트워크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에 울타리를 치려 하기 때문이다. 그 목적은 커뮤니케이션과 권력 사이의 연결을 프로그래밍함으로써 공중의 마음을 폐쇄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공중의 마음은 여러분과 같은 개인의 마음을 네트워킹함으로써 구축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여러분이 다르게 생각한다면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는 다르게 작동할 것이다. 다만 그러려면 여러분뿐만 아니라 나와 다중이 우리 삶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 북저널리즘 / https://www.bookjournalism.com/contents/35047/chapters/3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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