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논문 쓰기는 매우 험난한 과정이다.
퇴근 후 책상머리에서 오랜 시간 버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석사 논문을 쓰려면 진득하게 앉아 있을 수 있는 참을성이 필요했다. 그런데 퇴근 후 그 참을성을 발휘하기 쉽지 않았다.
근무시간에 그렇게 앉아서 일을 하고, 퇴근 후에 또 다시 책상 앞에 오랫동안 앉아 있을 재간이 없었다.
퇴근 후에는 저절로 눈이 감기고, 하루에도 여러 번 논문을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논문 심사일자는 다가오고 간은 콩알만해져 걱정이 앞섰다.
직장인의 논문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논문을 쓰는 절대적인 시간 확보' 였다.
그 무엇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필요했다.
논문 제출 3개월 전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때부터 나는 퇴근 후 2시간은 적어도 논문쓰기에 투자했다.
2시간이 힘들면 1시간이라도 논문을 썼다.
그러다 주말을 반납했다. 동네 스터디카페에 가서 8시간씩 앉아 있었다.
신기하게도 오랫동안 앉아있다보니 논문을 한줄, 두줄 써내려 갈 수 있었다.
논문이 잘 안써지면, 관심 주제의 논문을 찾아 읽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유튜브를 봤다.
유튜브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쉽지 않았다.
퇴근 후 또는 주말에 논문을 쓰기 위한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절대적인 시간'은 논문을 쓰는데 방해되는 모든 요소를 뿌리치고 나서야 확보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와 대학교때도 이렇게 책상머리에 진득하게 앉아 있던 적이 없었다.
대학원 졸업을 하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논문을 써야 했다.
퇴근후 집중력이 떨어진다 싶으면, 일찍 자고 다음날 새벽 5시 정도에 앉아 2시간 정도 논문을 썼다.
주말에 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면, 그냥 널브러져 넷플릭스를 봤다.
그러다 집중되는 시간인 밤에 서야 논문을 썼다.
일단 무엇이든 쓰는 게 중요했다.
그래야지 지도교수님께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쓴 논문 초안은 엉망이었다.
지도교수님의 피드백대로 고치고 또 고쳤다.
지도교수님께서 세심하게 피드백을 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
막막한 밤바다의 등대 불빛같다고나 할까. (지도교수님 감사합니다. 꾸벅.)
논문 서론을 쓰고, 이론적 배경을 쓰고, 연구문제를 도출했다.
이론적 배경을 쓰는 데 특히 시간이 많이 걸렸다.
쓰려는 논문 주제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모두 살펴야 했다.
관련 주제로 이렇게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져있는 걸 보고 놀랐다.(연구자들 존경합니다. 꾸벅)
과연 나는 논문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졌다.
포기하고 싶었다.
내가 이렇게 끈기가 부족했나.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각종 논문쓰기 후기들을 찾아봤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겪고 있는 걸 보고 위로가 됐다.
술을 최대한 줄였다.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야근이 있는 날은 어쩔 수 없이 논문 쓰는 걸 멈췄다.
그 외의 날에는 최대한 칼퇴근했다.
많은 후기에 등장하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거해서 뭐하려고 이 고생을 하고 있나.."
어쩔 수 없었다.
마음을 다 잡았다.
"실무 경험과 연구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성장하자."
이런 마음가짐으로 논문을 써나갔다.
결과는 어땠을까.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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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쓰기 후기를 담은 글이 있어 가져와봤다.
https://blog.naver.com/monglebooth/2226303818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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