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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독서노트(657)핑크퐁의 성장

by 이야기캐는광부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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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퐁의 성장에는 몇 번의 모멘텀이 있었다. 유튜브에 콘텐츠를 발표한 2015년,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음원 영상을 공개한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베이비샤크 챌린지’가 벌어진 2017년. 모두 음악과 관련되어 있다. 이 업무를 맡았던 주혜민 사업개발총괄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주혜민: 그때만 해도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는 영상 콘텐츠였고 동요는 영상의 배경음악 정도로 인식됐지만, 영상과 음원을 분리해서 서비스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국내 동요 장르에서 인기 1위를 모두 석권하는 걸 보면서 깨달았죠. 아, 「핑크퐁 아기상어」는 영상 없이 노래만으로도 경쟁력이 충분하구나. 게다가 마침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면서 별도 결제나 다운로드 없이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됐고, 한 곡씩 유료로 구매하기에는 심리적 허들이 높았던 동요 장르에 대한 소비 부담도 없어졌죠.

 하지만 이런 구상도 처음에는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앱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데 음원 서비스에 올라가면 더 이상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새로운 시도는 해 볼 수 있지만 자칫 양쪽 모두 매출이 줄어드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즉 자기 잠식 효과가 벌어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주혜민: 2014년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더핑크퐁컴퍼니는 모바일 앱 개발·서비스 회사였고 콘텐츠 판매와 유통 미디어 채널로서 앱이 제일 중요했어요. 그런데 당시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해외에서 부상 중이었고, 저희는 모바일 앱이라는 새로운 창구로 콘텐츠 매출을 벌어들인 회사이다 보니 내부에서는 차세대 뉴미디어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죠. 그래서 일단 시험적으로 채널을 운영하면서 경험해 보기로 했어요.

이에 대해 권빛나 사업전략총괄이사는 이렇게 말했다.  

권빛나: 저는 2015년 3월에 교육 앱의 운영PM으로 입사해서, 2015년 말쯤 신설된 콘텐츠 비즈니스 팀으로 옮겼어요. 여러 가지 미디어 사업을 진행하고, 그중 하나로 유튜브 사업도 본격적으로 해 볼까 하고 준비하던 팀이었죠. 처음엔 당시 앱 사업과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어나진 않을까하는 우려도 많았고, 유튜브 매출에 대한 큰 기대가 없었는데 점점 지표가 상승하는 거예요. 2015년엔 유튜브가 세계 1위 플랫폼은 아니었는데, 개별 동영상이 아니라 유튜브라는 플랫폼 자체가 급부상한 거죠. 덕분에 채널 구독자도 자연스레 늘었고, 심지어 우려했던 인앱In-App 매출(결제) 감소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걸 통해 사용자에게 유튜브와 앱 서비스는 별개라는 걸 깨달았어요.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은 유튜브를 보고, 인터넷 환경이 나쁘거나 필요에 따라 미리 다운로드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앱에서 계속 구매를 하는구나.

 

유튜브 채널을 테스트보드로 활용했던 더핑크퐁컴퍼니는 이내 유튜브 채널 자체를 성장시키는 데 집중했다. 초기의 핑크퐁 콘텐츠에는 앱 다운로드를 유도하는 내용도 많았는데 그것은 매출에 대한 기대보다는 유튜브를 앱 서비스의 홍보를 위한 채널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채널이 성장하면서 광고 매출이 올라 유튜브에 대한 인식과 정의가 달라졌다. 채널 자체의 성장이 중요해진 것이다.

  유튜브 채널을 더 성장시키려면 콘텐츠 전략이 필요했다. 유튜브에 최적화된 콘텐츠는 어떤 포맷인가. 다시 말해 내용뿐 아니라 디자인, 사운드의 톤 앤드 매너, 재생 시간과 인트로, 아웃트로 같은 모든 요소에 대한 실험과 검증을 해야 했다. 더핑크퐁컴퍼니의 콘텐츠 전략은 바로 이런 테스트를 통해 다듬어졌다.

  2014년에 핑크퐁 콘텐츠 기획팀, 당시 ‘쩐빵’ 팀원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6천 편이 넘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한 박한솔 콘텐츠제작본부장은 100억 뷰를 넘긴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를 비롯해 수억 뷰를 넘긴 「몽키 바나나 댄스」와 「베이비샤크 버스」 등의 콘텐츠를 만들면서 유튜브에 최적화된 콘텐츠 포맷을 찾아 왔다.

  박한솔: 쩐빵真棒은 중국어로 ‘최고’라는 뜻이에요. 회의할 때 춤도 추고 노래도 하면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는 팀이었죠.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는 일단 재미있어야 한다는 걸 강조했어요. 동시에 교육적인 요소도 고려했죠. 예를 들어 동물의 생김새나 행동 특성 같은 자연과학적인 요소는 최대한 사실적으로 그려 내려고 했어요.

  키즈 분야에서 인기 있는 테마 중에는 ‘동물 동요’ 시리즈가 있었거든요. 그중에서도 「핑크퐁 아기상어」의 인기가 많았죠. 그래서 빠르게 체조 버전을 만들어 보자 했던 게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였어요.
- 밀리의 서재 책<마음의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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