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놀이가 점점 인터넷 게임으로 대체되다 보니 조물락 조물락 손으로 갖고 노는 레고블록 같은 장난감은 더 이상 팔리지 않을 거라 여기고, 레고 사업 관리자는 미리 체념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하죠. 캐릭터 비즈니스로 변경해 디즈니 같은 회사가 되기로 했습니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런 변화로 인해 실적은 점점 더 악화되었죠. 뭔가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겁니다. 위기 돌파를 위해 결국 ‘아이들은 왜 노는 걸까?’ 하고 놀이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레고가 부활한 계기가 되었어요.
인터넷 게임의 기세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현상만 보고 있었다면 레고는 영원히 부활하지 못했겠죠. 이처럼 눈에 보이는 현상과 경향만을 좇다 보면 피상적인 결론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집계 수준의 평균치가 아니라 아이 한 명 한 명을 찬찬히 관찰하면 레고에 열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레고는 다시 블록으로 회귀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다합니다. 결국은 그 발상이 부활의 실마리가 되었죠.
이 사례는 최근에 많이 드러나는 데이터 지상주의의 함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실제로 세상에는 데이터에 의한 폐해가 무수히 많습니다. 인간에 대한 통찰이 무엇입니까? 한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는 상당히 복잡한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입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 야마구치 슈, 구스노키 겐 - 밀리의 서재
애초에 ‘놀이’ 자체가 교양의 중심에 있는 주제입니다. 인간은 왜 노는 걸까요? 네덜란드의 역사가 요한 하위징아 Johan Huizinga가 쓴 『호모 루덴스』라는 책은 ‘놀이’가 문화를 형성했다는 사실을 논증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데이터는 조사 설계자가 검증하고자 하는 일면밖에 보여주지 못하므로 확증 편향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역시 데이터만으로 인간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것이죠. 인간이란 부분으로서는 모순되기도 하고 정합하지 않기도 하므로 부분의 덧셈만으로 이해하려고 들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구스노키 게다가 인간이란 그다지 일관되지 못한 존재예요. 그러니 점점 더 인간의 본성이나 본능에 관한 통찰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 야마구치 슈, 구스노키 겐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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