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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놓고 방치해 둔 두 권의 책이 있습니다. 바로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온 <인간>이라는 제목의 책하고, 더글러스 애덤스의 책<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그 주인공인데요. 두껍고 커서 읽을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책들이지요. 그래서 먼지가 눈처럼 쌓인채 방치되고 있지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 유난히도 이 두 권의 책이 외로워보이네요. 이 책의 주인인 저처럼 말이지요.
간관계 핵심스킬>이라는 책이 평균적인 책의 크기인데, 나머지 두 녀석은 두껍거나 꽤 큽니다.
인간과 인류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풍부한 사진과 내용이 담긴 <인간>이라는 책은 덩치가 커서, 그 외로움이 더 커보이고요. 책<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은 그 엄청난 두께때문에, 외로움을 두껍게 껴안고 있는 것 같네요.
덩치로 보면 위 두 책은 잘 어울리는 한 쌍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외롭지 않게 이 두권의 책은 붙여 놓아야겠습니다. 책이란 것이 말도 못하고, 조용히 책장에 꽂힌채 살아가는 녀석들이지만 이들도 자기들만의 외로움이 있을 겁니다. 크리스마스에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왠지 저 두 책을 펼쳐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책들에게는 '방치'가 '외로움'과 같은 단어가 아닐까요?
제가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으면 차라리 '방치'되어 있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에 사무치게 외로운 것 보다는 사무치게 방치되어 있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닌가요..ㅜ
그나저나 위 두권의 책에 눈송이처럼 쌓인 먼지를 좀 닦아 주었습니다. 화이트크리스마스는 안될 망정, 먼지 크리스마스가 되면 안될테니까요.
한쪽에서 먼지가 쌓이도록 방치해 둔 한 책 가족의 이런 대화도 들리는 것 같네요.
어린 책 : 엄마, 이번 크리스마스엔 먼지가 안내렸으면 좋겠어...
엄마 책 : 엄마 바램도 그렇단다.
어린 책 : 대신 내 마음이 읽어주는 따뜻한 눈빛이 내려앉았으면 좋겠어.
엄마 책 : 이번 크리스마스는 먼지 크리스마스가 아니기를...
엄마 책 : 엄마 바램도 그렇단다.
어린 책 : 대신 내 마음이 읽어주는 따뜻한 눈빛이 내려앉았으면 좋겠어.
엄마 책 : 이번 크리스마스는 먼지 크리스마스가 아니기를...
잠이 오지 않는 새벽 이상한 잡설이었습니다.
미리 크리스마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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