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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스토리텔링 달인이 말하는 스토리텔링 비법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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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방학을 맞이하여 스토리텔링(이야기 전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습니다. 이야기를 기가막히게 엮어가는 드라마 작가, 감독, 소설가 분들을 보면 참 멋지더라구요. 오랜만에(?) 학교 도서관에 들려 이 책 한 권 을 집어 들었습니다. 바로 장상용씨가 쓴 <전방위 문화기획자를 위한 스토리텔링 쓰기>입니다.


소설, 드라마, 만화, 영화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스토리텔링 글쓰기에 대한 친절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나오는 '고수들에게 듣는다'라는 코너가 참 재밌습니다. 스토리텔링 달인들이 말하는 스토리텔링비법이 인터뷰 형식으로 담겨 있기 때문이지요.


이름만들어도 알 법한 달인들의 이야기를 여기 살짝 옮겨 보았습니다. 


1. 글쓰기 이전에 사전 조사의 중요성을 알려주다.
소설 <굳빠이, 이상>를 쓴 작가 김연수의 말

"1. 질문 : <굳빠이, 이상>에 대한 문헌 조사는 어떤 식으로 하셨나요?

<이상전집>을 반복적으로 봤죠. 여러 번 보니 행간에서 틈이 보이고, 사건과 사건이 연결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 다음엔 이상과 관련된 2차 증언 차례였죠. 이상과 친분 있는 사람들의 수필이나 기사를 다 읽어봤어요. 그랬더니 또 보이더라구요. 이상이 살던 시대의 기사들을 다 읽어봤어요. 그랬더니 또 보이더라구요.

- 책 <전방위 문화기획자를 위한 스토리텔링 쓰기>중에서 - "

소설 한편을 쓰기 위해 벌이는 작가들의 사전조사는 정말 눈물겹습니다. 그렇게 치밀한 뒷조사(?)를 하기에 좋은 글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 글쓰기전의 사전조사와도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2.  이야기를 이끌어 갈 때 캐릭터의 중요성을 알려주다.
드라마 <하얀거탑>의 안판석 PD님의 말

"1.질문 : 캐릭터와 플롯의 관계는?
캐릭터란 플롯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입니다. 플롯은 스토리에 해당하는 부분이죠. 누가 시체로 발견됐는가 하는 사건이 먼저 나오면 미스터리가 되고, 사건 발생순서대로 배열하면 불쌍한 사람의 한 많은 이야기가 되죠.

2.질문 : 어떤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끼시나요?
선악이 공존하는 캐릭터입니다.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쉽거든요. <하얀거탑>의 장준혁이 그런 인물이죠. 단선적인 캐릭터는 흥미가 떨어집니다.
- 같은 책 - "

인기 있는 드라마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최근에 종영된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김주원(현빈 역)도 참 매력적인 캐릭터지요. 까도남에서 진정 한 여인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발전하는 김주원의 캐릭터가 많은 여심을 사로잡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그런 김주원의 캐릭터를 좋아하시더라구요.

3, 이야기로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음을 깨우쳐주다
<꽃보다 아름다워>,<그들이 사는 세상> 등을 쓴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말

"1.질문 : 캐릭터의 플롯을 만드는 노하우라면?
끊임없는 질문입니다. 왜 이 인물은 존재하는가? 왜 이 인물이 사랑스러운가? 왜 이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가? 왜 이 인물은 이런 행동을 하는가 등등입니다.

2.질문 : 이른바 '막장'설정 대신 어떤 것으로 재미를 만들어내나요?
갈등이죠. 다만 갈등을 극한으로 몰고 가거나, 희귀하게 몰고 가고, 끔찍하게 몰고 가지는 않으려 합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느꼈던 미움, 연민, 질투, 시기, 이기, 애처로움, 원망, 따스함 등에 집중하려 합니다.
- 같은 책 - "

노희경 작가는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더불어 극중인물을 통해 인간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능력은 단연 최고이지요. 

4. 재미있는 사극은 역사를 기반으로 탄생함을 깨우쳐 주다
<서동요>, <대장금> 등을 만들어낸 스토리텔링의 귀재 이병훈 드라마 PD 

"1.질문 : 대본을 작가에게 맡겨두나요, 많이 개입하는 편인가요?
작가는 신이 아닙니다. 같이 머리를 맞댈 때 더 좋은 스토리가 나온다고 믿습니다. 작가와 많은 이야기를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나갑니다.

2.질문 : 사극을 만드는 철학이 있다면요?
저는 역사책을 많이 읽습니다.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하면서 드라마를 만들지는 않아요. 그래서 오히려 손을 못 대는 게 많아요. 역사적으로 공백이 있는 소재를 다룰 때, 역사적 추리가 가능하다면 상상력으로 채울 수 있어요. 하지만 시대가 완전히 다른 인물들을 한 작품 안에서 대화하도록 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오해할 수 도 있잖아요. 
-같은 책- "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진실성이 없다면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사극같은 경우 허구이긴 하지만 치밀한 고증을 거쳐야 탄탄한 스토리 전개가 가능합니다. 이병훈 PD님은 이를 잘 알고 평소에 역사책을 많이 읽는다고 하십니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낼 때, 기존의 콘텐츠(책, 영화, 드라마 등)에 대한 공부는 필수 인 것 같습니다.

5. 이야기를 전달 할 때 모든 것을 다 설명하려 들지 마라
<영화는 영화다>,<의형제>로 흥행과 평판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장훈 영화감독의 말

"1 질문 : 정보를 전달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면요?
정보전달은 영화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설명이 너무 많으면 자칫 지루해 질 수 있고, 결정적인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면 작품내의 인물 감정, 드라마가 깨질 수 있습니다.

2. 정보 전달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개인적으로 인물의 감정이 가장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인물 감정을 위주로 정보를 전달하지요. 인물의 감정은 관객이 같이 느끼고 싶어하는 일종의 정보입니다."

영화는 2시간 남짓의 시간에 많은 정보를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합니다. 압축해서 전달해야 하기때문에 불필요한 정보는 스토리전개에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감독들은 이를 잘 판단하여, 어떤 정보를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이는 글을 쓸 때도 마찬가지 인 것 같습니다. 글을 참 쉽고 명료하게 쓰는 분들의 글을 보면, 꼭 필요한 정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글을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이야기를 설명식으로 길게 나열하면 보는 사람이 지루하기 때문이지요.

6. 스토리를 재밌게 만드는 비결은?
<쩐의 전쟁>, <대물>,<열혈 장사꾼>등을 쓴 만화가 박인권의 말

" 1.질문 : 스토리를 재밌게 만드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다음 회에 전개되는 상황을 독자가 예측할 수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예측할 수 있다면 사용하지 말아여죠. 독자가 예측을 조금 할 수 있어야 재밌는 경우도 있고요."

2 .질문 : 독자가 예측할지 말지를 어떻게 할 수 있나요?
독자의 마음을 검증해야 합니다. 글 쓰는 사람은 비행기 조종사입니다. 글 쓴느 각도를 액면 그대로 독자의 각도로 보면 안됩니다. 초보작가는 반드시 가까운 사람을 동원해 자신의 스토리를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 같은 책 - "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예측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영화 <식스센스>같은 경우 마지막 반전이 소름돋게 했지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예측할 수 있게 만드느냐 아니냐에 따라 스토리의 재미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100%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면, 보는 사람은 답답해서 미칠지경이겠지요? 이를 잘 조절하는 것도 재미있는 스토리의 비결 같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평소 막연하게 여겨 왔던 '스토리텔링'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와 드라마 PD 그리고 영화감독들은 정말 뛰어난 스토리텔러입니다. 이야기를 포도알처럼 엮어가는 걸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오지요. 이 책 한 권때문에, 나도 어떻게 하면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습니다. 20대가 가기전에 감동적이고 재미난 스토리텔링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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