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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경제학 스릴러 같은 책, '슈퍼괴짜경제학'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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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침대에서 뒹굴며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나의 책 <슈퍼괴짜경제학>을 읽었다. 다양한 주제들을 롤로코스터타듯이 흥미롭게 이어가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하며 말이다. 이전의 책'괴짜경제학'와 마찬가지로, 어떤 사회현상의 이면들을 흥미로운 분석으로 파헤치는 솜씨는 여전했다. 특히 제 2장 '자살 폭탄 테러범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라는 내용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경제학자가 왜 테러리스트들에게 관심을 가지나 의아하면서도,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다. 이번에도 천재경제학자라고 불리는 스티븐 레빗의 글쓰기에 걸려들고 만 것이다.


9.11 테러 그 이후의 흥미로운 진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9.11테러가 발생한 이후 
3개월동안 미국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1000명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비행기에 대한 공포증으로 자동차를 더 많이 이용했기 때문이다. 테러리스트들은 사람들에게 비행기에 대한 '심리적인 공포'를 심어 주었고, 막대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남겼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뉴욕시의 경찰 자원이 테러 대비에 너무 많이 배치되는 바람에, 미제사건 수사와 마피아 수사 등에 대해서는 소홀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까지는 어느 정도 추축히 가능하지만, 저자는 다음 내용으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9/11 후유증들이 모두 유해한 것은 아니었다. 비행기 운항 회수가 줄어든 덕분에(주로 비행기를 통해 이동되는)인플루엔자의 확산 속도가 느려지면서 그 위험성이 줄었고, 워싱턴 D.C의 경우 정부의 테러 경보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범죄율이 감소했다. 또 국경보안이 강화되어 일부 캘리포니아 농부들이 이익을 보았다. 마리화나의 경우, 멕시코 및 캐나다 수입품이 감소하면서 자체 재배량과 판매량이 늘어 캘리포니아 주 최고의 효자 농작물이 될 정도였다.
-103쪽-


이처럼 9.11테러와 마리화나가 어떤 관계가 있을 거라고 상상한 사람은 극히 소수일 것이다. 스티븐 레빗의 글은 전혀 관계 없을 것 같은 사실들을 이어주고, 어떤 사건 이면의 내용들을 흥미롭게 독자들에게 던져준다. 이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시종일관 지속된다는 점에서 한편의 경제학 스릴러를 보는 듯하다. 왜? 왜? 라는 질문이 꼬리를 잇고, 이에 대한 정답은 마지막에 내놓는 저자의 노련한 솜씨에 몇 번이고 당하고(?) 만다. 

 


아직 2장의 제목인 '테러리스트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는 나오지 않았다. 저자는 뜸을 들이는데 선수다. 9.11테러 이야기를 하다가 딴 길(?)로 많이 샌다. 바로 중간에 '최신 응급실이 이미 시대에 뒤떨어진 이유는?'과 '죽음을 피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 그런데 너무나 능글맞고 자연스럽게 넘어가서 그 이야기에 빨려들고 만다. 읽다보면 이것이 '자살폭탄테러범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와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하고 의문이 든다. 그럼에도 무리없이 나중에는 원래 말하고자 했던 것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저자의 솜씨에 또 한번 감탄하고 만다.

잠재테러리스트들은 다음과 같은 행태를 보일 확률이 극도로 낮았다.

저축예금 계좌소유
금요일 오후에 현금인출기에서 현금 인출
생명보험 가입
-138쪽-


잠재 테러리스트들은 저축예금 계좌를 소유할 확률, 금요일 오후에 현금을 인출할 확률, 생명보험에 가입할 확률이 모두 낮다는 이야기다. 저자는 테러리스트들이 금요일에 현금인출을 하지 않는 이유를, 이슬람교도들이 의무적으로 금요예배를 갖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저자가 신참테러리스트들에게 하는 말

또 자살폭탄테러범들은 내일 당장 자살폭탄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절대로 생명보험에 돈을 낭비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어느 정도 해답이 보인다. 잠재테러리스트들이 생명보험에 가입한다면 경찰이나 CIA로부터 발각될 확률이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역시나 저자는 신참테러리스트들에게 익살스럽게 충고한다.

신분을 숨기고자 하는 신참테러리스트라면 은행에 가서 무슬림과 상관없이 보이는 이름으로 계좌명을 바꿔야 한다.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138쪽-



'슈퍼괴짜경제학'아 펼치는 경제학 스릴러는 이 한편에 있는 것만이 아니다.

1장 길거리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 : 비용과 가격에 관한 진실들
3장 38명의 살인 방관자 : 냉담함과 이터주의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4장 죽음을 낳는 병원의 미스터리 : 모든 일에는 값싸고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
5장 앨 고어와 피나투보 화산의 공통점은? : 지구를 구하는 외부효과의 마술



제목만 봐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내용들이 책속에 담겨 있으니 일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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