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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연구/창작노트

고시원에 살고 있는 정수기

by 이야기캐는광부 2012.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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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에서 공용으로 쓰고 있는 정수기는

왼쪽으로는 따뜻한 눈물을 흘리고,
오른쪽으로는 차가운 눈물을 흘린다

고시원 사람들은 정수기의 눈물로
컵라면을 끓여먹고, 목을 축인다
고시원에 있으면 가끔씩 가슴이 울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정수기, 정숙이, 정숙이, 정숙아
어느 시골 초등학교 옛 동무의 이름같은
그 이름
정수기는
잠이 오지 않는 새벽 몇 번씩 운다

누군가 좁은 방에서 잠을 청하다가
정수기 물을 마시러 나온 것이겠지.
 
정수기는
자기 앞에 선 고시원 사람들의 사연을
하나 하나 마주할 때마다
눈물을 흘리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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