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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아르바이트리뷰

노래방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며 느낀 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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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2008년 3월부터 7월초까지 노래방 새벽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군제대후 뭔 정신이 들었는지 알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바는 밤 12시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였고 월화수에 했던 걸로 기억한다. 주된 업무는 홀서빙과 마감청소였다. 알바시간은 8시간이었지만, 새벽이라 그런지 몸이 꽤 피곤했다.


여자를 부르는 곳이 아닌 건전한 학교 근처 노래방이라 손님들과 실랑이는 별로 없었다. 손님들이 대부분 대학생들이었기때문에 손님과  큰 트러블은 일어나지 않았다. 드디어 첫날 일을 배우러 노래방에 나갔다.


먼저 일하던 빠릿빠릿한 형이 있었는데, 그 형이 이틀 정도 일을 가르쳐 주면서 나와 함께 일했다. 그 형은 나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알바를 그만 둘 참이었다. 이틀째였을까. 일을 가르쳐주다가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너..내일 안나오는거 아니야?"


장난스레 던진 질문이었지만, 속으로는 확 안나가버릴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나는...


"ㅋㅋ 형, 나와야죠."


새벽마감청소가 은근히 빡샜기 때문에 이틀 하고 안나오는 알바생이 부지기수였다. 아침 7시 정도에 걸레빨고 18개 정도의 노래방 홀 바닥을 일일히 다 딱아야 했기때문에 좀 빡샜다. 형은 은근히 걱정되었나 보다. 아마도 속마음은 이랬을 것이다.


'이 쉐이 안나오면 나 알바 그만 못두는데...'





형의 우려와 달리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에 꾹 참고 버텼다. 신체리듬이 새벽에 맞춰지다보니 어느 정도 할만했다. 삼일째가 되던 날 나는 노래방알바에 혼자 투입되었다. 이 시간부터는 혼자 일해야 했다.



<노래방 새벽알바 주업무(밤12~아침 8시)>


노래방 주업무는 다음과 같았다.


1. 손님오면 방 안내하고 마이크 가져다 주기 or 음료수 서빙하기

2. 손님 나가면 마대걸레로 바닥 닦고, 탬버린과 마이크 정리하기

3. 노래방비 계산해주기

4. 음료수 채워넣기

5. 손님가실 때 '다음에 또 오세요!" 우렁차게 인사하기

6. 아침 6시 반정도에 서서히 마감청소 하기, 전체 홀 바닥닦기, 계단 청소 등

7. 화장실 청소하기

8. 각 홀 정리정돈하기. 다음 날 낮을 위하여.


(낮 알바는 주로 여학생들이 하는데 위 업무중 1,2,3,4,5번 정도만 하면되서 새벽알바보다는 좀 편하다.)



<좋은 점>


새벽 노래방 알바를 하면서 좋은 점은 물론 '돈을 번다'는 것이겠지만, 굳이 뽑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새벽 혼자하는 알바라 조용히 공부를 할 수도 있다. 바쁜 금,토요일은 빼고..

        (그런데 노래방은 조명때문에 눈이 아파서 공부를 하기란 쉬운 건 아니다)

둘째, 친한 친구들이 오면 노래방 서비스를 더 넣어준다. 뭐 세상이 인지상정이고 알바생의 특권 남용(?)...^^;

셋째, 손님들이 보통 아침 6시 정도면 다 나가는 데 이때 나 혼자 노래를 부른다. 노래방비를 내지 않고 불러도 되는 알바생만의 특권(?)이다. 그런데 사장님한테 걸리면 혼난다. 안 걸리게 ㅋㅋ조심조심!


 




<나쁜점>


첫째, 새벽 알바라 다음날 수업에 지장이 있다. 대부분 잤다. 학점은 피봤다.

둘째, 신체리듬이 깨져서 하루종일 피곤하다. 자도자도 피곤하다.

셋째, 알바 땜빵때는 더욱더 신체리듬이 깨진다.

넷째, 새벽 마감청소할 때 방에서 귀신 튀어나올 것 같아 무섭다.

다섯째, 손님들이 방바닥에 맥주 흘리면 걸레로 닦기가 무척 힘들다. 이때 에너지 소비가 많이 된다.

여섯째, 화장실 청소가 하기 싫다. 손님들이 구토한 것 닦고, 치우려면 괴롭다.



<노래방 알바시 팁(?)>


첫째, 커플끼리 왔을 때는 아담한 방이나 구석진 방으로 안내해라. 커플들은 노래말고 다른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 19금이라 말하지 않으련다.


둘째, 인원수에 잘 맞게 손님들을 방에 안내해 줄 것. 참 중요한 대목이다. 10명의 단체 손님이 왔는데, 7명 정도 들어가는 방에 들어가게 하면 손님들이 당연히 싫어한다. 또 다른 손님들이 왔을때 막상 들여보낼 방이 없기때문에 노래방 홀 회전율이 좋지 못하다. 그러면 사장님도 당연히 안좋아하신다.


셋째, 술취한 손님이 섞여 있을 때는 화장실과 가까운 방으로 안내한다. 그렇지 못할 때는 비닐봉지를 챙겨준다. 그 손님이 쇼파에도 피자를 만들고, 나오면서 복도에다가 피자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봤자 치울 때는 똑같이 왕짜증 나지만.... 자신이 쏟아낸 피자를 치우고 가는 손님은 내가 노래방 알바를 하는 동안은 못봤다.ㅠ


넷째, 서비스 시간은 천천히 요령껏 넣어줘라. 노래방에 와서 서비스시간을 원하는 손님들이 많다. 이 부분은 직접 알바를 하면서 감으로 조절해야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으련다.



이상으로 노래방 아르바이트를 하며 느낀 것들이다. 다 맞는 건 아니니 그냥 참고만 하길 바란다.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그래도 월말에 아르바이트비가 통장에 꽂히면 기분이 좋다. 그 맛에 알바를 한다.


그래도 노래방 아르바이트는 양반에 속한다. 새벽반은 마감청소때문에 힘들뿐이지 나머지 시간은 그리 힘들지 않다. 노래주점 새벽알바는 좀 기센 어른 손님들이 많아서 더 빡새지 않을까..^^;


갑자기 생각난다.

노래방 기계에서 흘러나오는 성우 목소리가...


"띠리리리리~~즐거우셨나요?~ 어쩌고 저쩌고...금영 노래방입니다...어쩌고 저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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