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재수, 삼수 시절에 故 김광석의 노래가 어디선가 흘러 나오면 꽤 쓸쓸하고 우울했던 기억이 난다. 노래가사는 둘째치고 그 노래의 분위기가 무척 우울했기 때문이다. 공부하다말고 멍하니 그의 노래를 들은 적도 많았다. 어렸을 때라 그 노래가사의 의미들은 전부 깨닫지 못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재수할 때나 삼수할 때의 시간은 10대 때의 거창했던 꿈과 20대의 도전 둘 중 어느 사이에도 끼지 못해 어정쩡한 시간들이었다. '꿈'이라는 달달한 껌에서는 단물이 쪽쪽 빠지고 있었고, '20대는 뭐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데 재수, 삼수가 과연 '도전'에 속하는 것인지도 의심스러웠다. 당시 '재수와 삼수의 과정은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전이야'라고 애써 위로했던 날도 있었다.
사실 재수와 삼수의 시간이 꿈을 이루고 도전하기위한 나날이었다고 말하기에는 부끄럽다. 당시엔 그저 '좋은 대학에 가자'는 목표가 다였으니깐 . 지금은 재수와 삼수의 시간이 좀 나은 삶을 위한 과정었다고는 말할 수 있다. 그 이후의 삶이라는 것이 엄청 나아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나은 쪽으로 변화했으니 말이다. 그래도 재수와 삼수시절을 보내느니 고등학교때 공부 열심히 해서 제 때에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 크크크.
<위 영상에 나오는 故 김광석의 말들을 한 데 붙여 놓은 것>
누구나 스스로의 나이에 대한 무게는
스스로 감당해내면서 지냅니다.
10대때에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자꾸 비추어 보고 흉내내고
선생님 부모님 그리 친구들
그러다 20대때쯤 되면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 부대끼면서
그러고 지냅니다.
가능성도 있고 나름대로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그렇게들 지내지요.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이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다치기도 하고
아픔도 간직하게 되고
그럽니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내 버리던가
스스로 깨어지던가
그러면서
그 아픔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죠.
피해가고.
일정부분 포기하고
일정부분 인정하고
그러면서 지내다보면
나이에 ㄴ자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뭐 그때쯤 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해야 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뭐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그렇지도 못합니다.
뭐 그런 답답함이나
재미없음이나 그런 것들이
그 즈음에 그 나이 즈음에
저 뿐만 아니라 또 후배뿐만 아니라
다들 친구들도 그렇고 비슷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 김광석의 말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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