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눈8 취업준비생이 하늘의 아기천사에 보내는 이야기 아기천사야, 나는 땅위에 사는 취업준비생이다. 오늘 지원한 회사에서 떨어져서 그냥 이런 생각을 해보았어. 떨어진다. 왜 자꾸 떨어질까. 하늘로 떨어질 수도 있는데. 낙엽은 왜 아래로만 떨어질까. 훨훨 날아올라 구름위에 쌓일 수도 있는데. 구름위에 살고 있는 아빠 천사들이 낙엽을 쓰느라 바쁘겠지. 빗방울은 왜 땅으로만 떨어질까. 빗방울이 하늘로 떨어지면 구름에 살고 있는 엄마천사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겠지 별똥별은 왜 아래로 떨어질까. 하늘로 쏘아 올려지면 자연발생적인 폭죽놀이가 될텐데. 왜 눈은 땅위로 내릴까. 하늘로 내리면 구름위의 아기천사 너희들이 눈사람만들며 놀 수 있을텐데. 그러면 아기천사 너의 일기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겠지. '오늘, 땅에서 눈이 내렸다.' 아니다. 너희들에게는 눈이 아닌 초콜릿,.. 2011. 11. 15. 투영통닭 투영통닭 뜨거운 기름통 닭이 튀겨지는 자리에 어머니 얼굴이 비친다 얼굴의 눈물자국, 주름, 점, 슬픈 눈, 입술, 야윈 볼, 한 숨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17년동안 그 뜨거운 기름에 비친 나의 어머니. 그 뜨거운 기름에 수백번도 더 데였을 어머니의 삶. 2011. 2. 8. [내일로 여행기 시작글]기차레일은 나무젓가락을 닮았다. 내 청춘은? [시작하는 글] 기차레일은 나무젓가락을 닮았다. 내 청춘은? 내일로 여행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고민하다가, '철로' 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배고파서 컵라면을 먹기 전 나무젓가락을 본 순간, 딱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났기 때문이다. 보라! 나무젓가락의 생김새가 기차레일 너랑 똑 닮았더구나. 그리고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하나로 붙어있을 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서로 떨어져 있을 때는 제 역할을 한다는 것. 1.기차레일은 나무젓가락을 닮았다는 새로운 발견 붙어있는 나무젓가락을 '탁'소리와 함께 떼어내는 순간, 비로소 라면으로 향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 점촌역에서 바라 본 철로. 철로 너는 위 사진처럼, 둘로 딱 쪼개져 있어 기차와 수많은 사람들을 싣고 어디론가 떠난다. 나무.. 2011. 1. 12. 공룡들과 김삿갓에게도 첫 눈이 내렸겠지요? 다음 글은 제가 LG디스플레이 블로그 (http://blog.naver.com/youngdisplay/60119762734) 에 실었던 글입니다. 대전에 눈이 많이 내리고 있네요. 다시 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살짝 편집해서 다시 올립니다.^^ 하얀 눈이 내리니, 별의별 눈 이야기를 해볼까요? 안녕하세요. 흰 눈처럼 순수하지 못한 남자 이야기캐는광부 김기욱입니다. 지금 대전에 눈이 펑펑 내리고 있네요. 이 세상에 첫눈이 온 것은 언제일까요? 공룡이 살았던 시대에도, 인류가 아직 나무와 땅을 오가던 영장류였을 때도 첫눈은 내렸겠지요. 저희 외할머니가 꽃다운 처녀였을 때도, 아버지가 초등학교 개구쟁이였을 때도 첫눈은 어김없이 찾아왔을 겁니다. 200여 년 전에, 조선시대의 방랑시인 김삿갓도 눈 내리는.. 2010. 12. 26. 비가 내리자 세상이 초코파이처럼 촉촉해지다-국토대장정 13일차- 다음글은 2008년 해남땅끝에서 서울시청까지 640km 국토대장정을 하면서 틈틈히 썼던 일기들입니다. 그때의 추억과 환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제 젊은 날의 자산입니다. ▲ 하루전날 독사진을 찍었다. 정말 하면된다. 무엇이든지. 7월13일 일기장에 적힌 글 갑작스레 비가 내렸다. 순간 세상이 오리온 초코파이처럼 촉촉해 졌다. 다시 비가 그쳤다. 잠시 햇살이 비쳤다가 다시 비구름이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기어간다. 텐트안에서 나는 거북이처럼 뒤집혀 꼼지락 대고 있다. 잠자리들은 꼬리를 붙인 채 내 앞을 헤집고 다니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동물, 곤충들에게도 ‘플라토닉 사랑’이 있을까 하고 궁금해진다. 아까 널어놓은 노스페이스 바지에서 물 한방울이 똑 떨어진다. 또다시 비가내렸다. 거 참 제비 똥처럼 비가 내린다.. 2010. 4. 18. 눈이 진정 내리고 싶었던 곳은? 눈이 진정 내리고 싶었던 곳은 어디였을까? 자전거 안장위? 가로등 불빛아래? 연약한 나뭇가지? 2010. 3. 22. 박용래 시인의 시 세편을 읽다가 든 생각 앵두, 살구꽃 피면 앵두꽃 피면 앵두바람 살구꽃 피면 살구바람 보리바람에 고뿔 들릴세라 황새목 둘러주던 외할머니 목수건---------------------------------------------------------------------------------- 앵구꽃 피면 앵구바람, 살구꽃 피면 살구바람. 벌써부터 제 코끝에 살구냄새와 앵두향기가 풍겨오는 시입니다. 장미꽃 피면 장미바람, 개나리꽃 피면 개나리바람, 올 겨울 얼음꽃이 피면 얼음꽃 바람이 불겠지요? 바람에 대한 무수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시구절입니다. 그리고 고뿔들라 황새목에 들러주는 외할머니 목수건이 그토록 정겨운 까닭은 무엇일까요? 갑자기 외할머니 댁에 걸려있는 메주생각도 나고, 손수 건네주시던 노란 옥수수 생각도 납니다. 버드.. 2009. 12. 4. 유모차를 사랑한 남자 - 조프 롤스 지음, 재밌게 읽은 책 책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요놈의 내용은 무엇일까? 제목이 예고하듯이 책속에는 결코 범상치 않은 사람들의 사연이 담겨 있다. 38명의 이웃들 앞에서 죽어간 여자,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유년의 순수를 잃어버린 소녀, 영원히 현재를 사는 남자, 시력을 얻고 행복을 잃은 사람, 머릿속에 구멍을 안고 살아간 사람....거 참 이 세상에 있을 법 하지 않는 낯설은(?)사람들이 이 책 한권에 담겨 있다니... 그 중 나의 온 신경을 사로 잡은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시력을 얻고 행복을 잃은 사람 시드니다. 주제만 봐서는 왜 시드니란 사람이 시력을 잃고도 행복을 잃어야만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그 원인은 대체 어디에 있었을까? 저자는 나의 궁금중을 속시원하게 긁어주며 차분하게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시드.. 2009. 11. 3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