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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2

대학원일기(64)집안 청소와 논문 쓰기 논문을 한줄이라도 쓰려고 책상 앞에 앉았다. 머릿속이 산만했다. 책상위에 어질러놓은 문구류들이 눈에 들어왔다. 의자에 앉은지 얼마되지 않아 방 구석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녔다. 엉덩이를 붙이고 논문을 쓰는게 참 힘들었다. 일기 쓰듯이 휘갈길 수도 없기때문에 멈칫했다. 넷플릭스의 유혹을 통제하느라 힘들었다. 스마트폰만 계속 들여다봤다. 집중이 안돼서 결심했다. 집안 청소를 하자. 물론 논문 쓰기를 미루려는 뇌의 기가막힌 제안이라는 걸 부정하지 못하겠다. 안입는 옷을 정리했다. 설거지를 했다. 세탁기를 돌렸다.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기로 밀었다. 물수건으로 방바닥을 닦았다. 화장실 청소를 했다.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물건들은 베란다로 옮겼다. 냉장고 안 반찬을 정리하다가 포기했다. 다시 책상 앞에 앉았다. 아까.. 2022. 10. 11.
아재의 주말 이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내 코딱지 크기일 것같은 코로나19. 이 지구상에서 후벼 파내고 싶은 바이러스 새끼. 애 때문에 하도 써서 내 코의 때가 묻은 마스크. 그 옆을 지나 베란다로. 아 쉬….씨레기 위에 똥을 싸질러놓은 비둘기 뒤통수와 마주침. 아…문 열고 뒤통수 한 대 세게 때리고 싶은데…참는다. 비둘기 새끼들의 공중화장실을 애써 외면하고 남은 창문들을 활짝연다. 다이슨 짝퉁 청소기를 잡아든다. “총각이 향기 나게 하고 살아야지.” “누가 보면 유부남인 줄 알겄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이 퀴즈탐험 신비의 현상. 냄새의 근원을 찾아 한 마리 야생 짐승처럼 코를 킁킁거리며 집 안을 누빈다. 그래…청소라도 잘 하고 살아야지. 청소기로 방과 거실을 쓱쓱 밀고 다닌다. 그럼에도 자다 일어나서.. 2020.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