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나는 기부한 적이 있었을까?
책<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을 읽으며 '기부'라는 것에 대해 다시 곱씹어 보았다. 이 책은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된 고액기부자들을 직접 인터뷰해서 그들의 가지각색 기부사연들을 옮겨놓은 것이다. 1억을 기부하기위해 1시간 40분동안 지하철을 타고 간 사람, 세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기부하는 삶을 실천해야겠다고 결심한 사람, 예술가를 후원하기 위해 기부를 실천한 사람, 좋은 일 하는 게 최고의 건강법이라는 생각에 기부하는 사람 등 다양한 기부사연들이 읽는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든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등록된 1억 이상 고액기부자들의 모임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07년 12월부터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지도층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고액기부자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홍명보 축구감독을 비롯한 최시원 SKC 회장,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남한봉 유닉스 코리아 회장 등 사회 각계 각층의 기부자들이 가입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책에 나오는 고액기부자들의 사연을 읽다보면 고액기부자들을 향한 편견이 눈녹듯이 사라지고야 만다. 전에는 '저 사람들은 얼마나 돈이 많길래 저렇게 많은 돈을 기부하며 살 수 있는 것일까'하며 묘한 질투심과 부러움을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다가 '기부'라는 행동은 많은 돈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고자 하는 진심어린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돈이 많아도 기부는 커녕 자신의 배를 더욱 불리기위해 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기부'라는 행동은 돈의 있고 없음보다는 나누고자 하는 마음의 있고 없음에 더욱 큰 영향을 받는 사실도 함께 깨달았다.
책을 읽으며 기부가 한 사람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어떤 계기로 기부를 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도 있었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건져 올릴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나누고자 해도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 현실을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가끔 신문에 가난해도 매월 기부를 실천하는 감동적인 기사가 나오기도 하지만, 나는 그 기사의 주인공처럼 실천하지 못함에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책속의 주인공들이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올 때 기부를 실천했음에 조금의 위안을 얻어 보았다. 나도 마음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와 기부를 실천할 날이 있을 것이라 다짐하면서 말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마음 한 켠에 '기부'라는 행복한 에너지를 계속 떠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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