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괴산에 있는 <숲속 작은책방>에서 구입한 책. '숲속작은책방이 사랑한 책'이라고 한다. 처음엔 작가 '김 숨'이 누굴까 궁금해서. 두번째는 책 표지에 마음이 홀려서. 세번째는 소설의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해서. 그렇게 지갑에서 돈을 꺼내 구매했다.
소설 제목의 뜻은 단어 그대로 '한 명'이다. 그 한 명이 누구인지 소설을 읽으며 깨닫는 순간, 가슴 밑바닥에서 솟구쳐 오른다. 왠지모를 슬픔이. 분노가. 안타까움이. 다시 슬픔이. 처절한 슬픔이. 감히 상상하지 못할 고통이. 그 한 명은 '홀로남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다.
마지막 남은 위안부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 생명이 위태롭다는 방송을 접하고 할머니의 마음은 요동친다. 아직 위안부의 기억을 고통스럽게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 한 명이 더 있다고. 내가 그 피해자라고. 그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못하고, 그 아픈 역사와 기억을 가슴에 묻어둔채, 그때문에 가슴이 찢긴 피해자가 여기있다고 외치고 싶은. 홀로남은 위안부 할머니. 그녀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때론 격렬한 슬픔의 감정과 분노를 몰고오며 펼쳐진다.
오로지 홀로 견뎌야하는, 날카로운 칼로 갈기갈기 찢긴 꽃다운 소녀의 시간들. 몸과 마음. 돌이킬 수 없는 세월. 1월 1일 방구석에서 이 소설을 읽었다. 눈을 감고 방바닥이 꺼질듯이 한 숨을 쉬다가 마음으로 묵념했다.
소설의 첫머리에 나오는 문장.
"세월이 흘러, 생존해 계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 분뿐인 그 어느 날을 시점으로 하고 있음을 밝힙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한 분, 한 분, 한 분, 한 분, 한 분이 겪은 고통의 세월, 그 지옥같았을 고통의 세월. 생각만해도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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