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논문 심사를 통과하고, 최종 수정까지 무사히 마무리했다면?
이제 인쇄만 남았다.
사실 뭔가 찝찝한 마음은 계속 남아있다.
수도 없이 내 논문을 읽었기 읽었기 때문에 이미 질려 있다.
그러면 오타가 보이지 않고, 이런 생각이 든다.
에라 모르겠다. 이젠 더이상 못 보겠다. 얼른 인쇄하자.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다.
"그래도 오타 한번 더 보세요."
그러면 진짜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인쇄하기 전에 자신의 논문 오타를 발견하기에 눈에 불을 켤 것이다.
이제 됐어.
이런 생각이 든다면 다시 이렇게 말해드리고 싶다.
"혹시 모르니 오타 한 번 더 보세요."
그래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번 만 더 보자.
나도 모르게 속독의 경지에 오른다.
내가 쓴 논문이니 지겹도록 봤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꼼꼼히 읽을 것도 쓱 빠르게 읽게 된다.
쓱.
왜 갑자기 이게 생각나는지.
SSG.
충분히 오타를 검수했다는 생각에 드디어 인쇄를 하게 된다.
내가 찾아간 인쇄소에서는 a4용지로 논문을 출력해주셨다.
"다시 한번 오타 확인하세요. 틀린 부분 있으면 여기서 수정해주세요."
출력해서 다시 보니 몇 군데 오타가 보였다.
수정해서 최종적으로 인쇄소 사장님께 말씀드린다.
"20부 인쇄해주세요."
라면 받침대의 운명이 될 터이지만, 어쨌든 이 때가 제일 뿌듯하다.
인쇄된 논문을 받았을 때.
그런데 말이다.
인쇄하기 전에 보이지 않던, 오타가 떡 하니 보이는게 아닌가.
하하하하하하하.
이젠 어쩔 수 없다.
뭐..쩝..
다른 사람 눈에는 그 오타가 안보일수도 있다.
이미 늦었다.
어쩔 수 없다.
ㅋㅋㅋㅋㅋ.
석사 졸업 논문을 제출하면 끝이다.
설마 누가 그 논문을 인용하면 좋겠지만.
인쇄한 후에 발견한 오타는 새로 산 자동차의 기스처럼 가슴에 남는다.
계속 생각이 난다.
그럼 어쩌랴.
이미 인쇄가 끝났는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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