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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글'을 밥처럼 먹을 수 있다면? 책<글쓰기의 공중부양>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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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는 공중부양을 할 줄 안다. 믿기지 않는가? 사실이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이다. 책 <글쓰기의 공중부양>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내린 결론이다. 이미 이 책에 대한 포스팅이 많이 나와서 더이상 쓸 것이 없음에도 써보련다. 책 표지에서 이쪽을 바라보며 미소를 띄우고 있는 이외수의 모습이 흡사 모나리자(?)를 방불케 한다.


비법을 전수해줄까? 말까?하고 약올리는 듯한(지송--;) 표정인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책의 첫장을 넘기는 순간 이런 의심을 일거에 불식시킨다.


글이란 무엇인가
글이란 쌀이다. 쌀로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쌀은 주식에 해당한다. 그러나 글은 육신의 쌀이 아니라 정신의 쌀이다. 그것으로 떡을 빚어서 독자들을 배부르게 만들거나 술을 빚어서 독자들을 취하게 만드는 것은 그대의 자유다.
-7쪽-

정말 제대로 글쓰기 비법을 전수해주려는 스승의 말씀처
럼 느껴졌다. 왜 제빵왕 김탁구를 보더라도 팔봉선생이 경합에 참가한 탁구와 마준에게 '빵이란 0000이다'라고 말하지 않던가?


                        ▲ 글은 쌀이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데 고시원 쥐알만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는 나는 '쌀'이라는 단어를 보고 텅빈 밥통이 생각났다. '오늘은 뭘 해먹고 사나?'하는 고민이 들었다. 귀찮아서 밥을 잘 챙겨먹지 않고 있는데, 정신의 쌀을 챙겨먹을 짬이 있을지나 모르겠다. 그런데 '글이란 쌀이다'라는 말이 일종의 화두처럼 들렸다.

갑자기 머릿속에 스친 생각은 이것이었다. 방안에 있는 전공책, 토익책, 인문과학서적 등에 쓰인 글들을 진짜로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말이다!!!' 쌀'처럼 말이다! 그러면 끼니를 해결하기위해 중국집에 짜장면을 시키지 않아도 되고, 쌀걱정을 할필요도 없고, 몇일간은 돈걱정없이 '글'을 주식으로 버틸 수 있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당장 이외수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이외수 선생님! 글을 '쌀'처럼 정말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 '글'을 가지고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글'은 음식이다.
'글'은 곱씹어야 제 맛이다.
'글'은 사람가슴에 달라붙는 '찰떡'이다.
'글'은 엄마가 차려주는 밥보다 맛있다.
'글'은 오븐에 구워야 한다.
'글'은 비스킷이다.
'글'은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국물이다.
'글'은 달콤쌉싸름하다
'글'이 달다
'글'이 쓰다
'글'이 맵다
'글'이 시다
'글'이 한약처럼 쓰다
'글'반찬으로 도시락을 싸다
'글'이 뜨거우니 데지 않게 식혀 먹어라
'글' 세 그릇을 먹었더니 배부르다
.....


'글'을 진짜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상상하면서 이외수의 글쓰기 비법중 '비물질명사와 오감 서술어의 결합'을 터득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글'을 진짜로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한 '글'어디 없을까 모르겠다.


'글'을 진짜로 먹을 수 있다면 한달에 연필 한 자루만 있으면 충분하다. 연필로 글을 써서 그 '글'들을 먹으면 되니까말이다. 만화영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캡슐과 비슷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연필로 먹을 것을 만들 수 있는 세상이 오고, 몽당연필 한 자루도 소중하게 될 것이다.

물론 '글'을 먹을 수 있다면, 이 세상 모든 책들이 순식간에 사라질지도 모른다. 먹는 양만큼 수많은 책이 출판되니 괜찮지 않을까하는 못된 상상도 해본다.

이 책을 보면 글쓰기에 대한 별의별 상상이 가능해진다. 그 비법을 여기서 다 누설한다면 이외수선생님이 섭섭해 할 것이다. 그리고 나도 겨우 한가지를 터득해서 더이상 쓸 말이 없다. 직접 책을 읽고 그 비법들을 몸으로 체득하든게 빠를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수수께기 하나 내고 줄이련다. 일명 '속성알아맞추기'다. 속성을 잘 알아맞추는 것도 글을 잘쓰는 비법중 하나이다. 아쉽게도 답은 책<글쓰기의 공중부양>에 가야 답을 알 수 있다.


과연 답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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